![]()
봄동, 왜 텃밭 고수들 사이에서 인기일까?
지난겨울, 동네 텃밭에서 만난 김 할아버지께서 봄동 한 보따리를 건네셨어요. "이거 내가 직접 키운 건데, 한번 먹어봐" 하시며 내미신 그 봄동, 처음 봤을 땐 그냥 배추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집에 가져와 쌈을 싸 먹는데, 이게 왠일?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단맛이 감동이었어요. 일반 배추나 양배추랑은 차원이 다른 부드러움에 저도 그날 바로 봄동 농사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봄동은 정식 명칭이 '월동 춘채'예요. 늦가을에 심어 겨울을 나고 이른 봄에 수확하는 작물인데, 우리나라 기후에 찰떡궁합입니다.농촌진흥청 자료를 보면 전국 봄동 재배 면적이 해마다 5-10%씩 늘고 있어요. 이유는 간단합니다.겨울철 다른 채소들이 비싸질 때 봄동은 비교적 저렴하고, 영양가도 높아서입니다. 특히 비타민C 함량이 일반 배추보다 2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처음 봄동 농사에 도전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봄에 심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이름에 '봄'이 들어간다고 봄에 심으면 큰일 납니다.9월 중순부터 10월 초순이 적기인데, 이 시기를 놓치면 제대로 자라지 못해요. 저도 첫해에는 이걸 몰라 3월에 씨앗을 뿌렸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답니다.| 항목 | 권장 시기 | 주의사항 |
|---|---|---|
| 파종 시기 | 9월 중순 - 10월 초순 | 남부는 10월 초, 중부는 9월 말까지 |
| 정식 시기 | 파종 후 3-4주 | 본잎 4-5장일 때 |
| 첫 수확 | 11월 하순-12월 초 | 큰 포기부터 솎아내기 |
| 본 수확 | 이듬해 3월 초-중순 | 꽃대 올라오기 전 반드시 수확 |
이 표를 보면 알겠지만, 봄동은 긴 호흡으로 키우는 작물이에요. 겨울 내내 기다려야 하니까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인내의 대가는 확실해요. 시중에서 봄동 한 단에 3,000-5,000원 하는 걸 생각하면, 텃밭 3평만 있어도 10만 원 이상 절약할 수 있거든요.파종부터 발아까지, 실패 없는 노하우
봄동 씨앗을 처음 구입할 때, 저는 2,000원짜리 한 봉지를 샀어요. 그런데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50알 정도 들어있던 씨앗 중 겨우 20알만 발아했거든요. 이유를 알아보니, 씨앗도 유통기한이 있고 보관 상태에 따라 발아율이 확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됐어요.씨앗 구입할 때는 반드시 올해 생산된 것을 골라야 합니다. 농협 하나로마트나 인터넷 종묘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데, 가격은 보통 2,000-5,000원 사이예요.비싸다고 좋은 건 아니고, 포장지에 '발아율 85% 이상'이라고 표시된 제품을 고르는 게 핵심입니다. 파종 전에 씨앗을 물에 12시간 정도 불리면 발아율이 크게 높아져요.저는 처음에 이걸 몰라서 그냥 심었다가 반만 싹이 났거든요. 두 번째 시도할 때는 불려서 심었는데, 발아율이 90%까지 올라갔어요.차이가 확실합니다. 토양 준비도 중요합니다.봄동은 pH 6.0-6.5의 약산성 토양을 좋아해요. 우리나라 밭은 대부분 pH 5.5 정도로 산성이 강한 편이라, 석회를 뿌려 중화시켜줘야 합니다.10평 기준으로 석회 2kg 정도면 적당하고, 파종 2주 전에 미리 뿌려두는 게 좋아요. 파종 방법은 줄파종이 제일 편합니다.고랑을 30cm 간격으로 파고, 씨앗을 10cm 간격으로 2-3알씩 뿌린 다음 흙을 1cm 정도 덮어주면 돼요. 너무 깊게 심으면 싹이 나오지 못하고, 너무 얕게 심으면 새가 쪼아 먹어요.이 깊이가 생각보다 민감해서, 저는 처음에 엄지손가락 한 마디 정도로 파종했다가 실패했거든요. 파종 후 5-7일이면 싹이 나오기 시작합니다.이때 중요한 건 물 주기인데, 겉흙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만 줘야 해요. 너무 많이 주면 씨앗이 썩을 수 있어요.저는 아침에 한 번, 흙 상태를 보고 필요하면 저녁에 한 번 더 주는 방식으로 관리했는데, 비 오는 날은 완전히 건너뛰었어요.| 파종 단계 | 세부 작업 | 소요 시간 |
|---|---|---|
| 씨앗 준비 | 물에 12시간 불리기 | 하루 전 |
| 토양 준비 | 석회 + 퇴비 혼합 | 파종 2주 전 |
| 파종 | 줄파종, 1cm 깊이 | 30분-1시간 |
| 발아 관리 | 물 조절, 새 막기 | 5-7일 |
| 솎아내기 | 본잎 2-3장일 때 | 발아 후 2주 |
솎아내기는 발아 후 2주쯤, 본잎이 2-3장 나왔을 때 해줍니다. 포기 사이를 20cm 정도로 벌려줘야 하는데, 이걸 안 하면 나중에 봄동이 옆으로 퍼지지 못하고 위로만 자라서 상품성이 떨어져요.
솎아낸 모종은 다른 곳에 옮겨 심어도 잘 자라니까 버리지 마세요.겨울나기, 봄동이 가장 위험한 순간
봄동 농사의 가장 큰 난관은 겨울나기입니다. 첫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봄동은 시험대에 오릅니다.
저도 첫해에는 "겨울에도 밖에서 버틸 수 있다고?" 반신반의했거든요. 그런데 봄동은 영하 10도까지 견딘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습니다.다만, 바람이 직접 닿으면 잎이 얼어버려요. 그래서 겨울철 보온이 필수입니다.가장 쉬운 방법은 부직포 덮기인데, 10평 기준 1만 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어요. 부직포는 통기성이 좋아서 습기가 차지 않고, 햇빛도 70% 정도 통과시켜 줍니다.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면 비닐하우스나 터널을 설치하는 게 좋습니다. 저는 지난해 PVC 파이프로 간이 터널을 만들었는데, 자재비가 3만 원 정도 들었지만 그 효과는 확실했어요.터널 안 온도가 밖보다 평균 5-8도 높게 유지됐거든요. 겨울철 물 관리는 완전히 달라집니다.11월 이후에는 물 주는 횟수를 확 줄여야 해요. 한 달에 2-3번 정도면 충분합니다.겨울에는 증발량이 적고, 땅이 얼면 물이 스며들지 않거든요. 오히려 물을 너무 자주 주면 뿌리가 썩어요.해충 관리도 겨울이라고 방심하면 안 됩니다. 특히 벼룩잎벌레가 문제인데, 이 녀석들은 영하 5도까지도 활동합니다.저는 지난해 12월에도 벼룩잎벌레 피해를 본 적이 있어요. 예방하려면 유기농 제충국을 2주에 한 번씩 뿌려주는 게 좋습니다.시중에 5,000원 정도면 살 수 있어요.| 겨울 관리 항목 | 방법 | 비용 |
|---|---|---|
| 보온 | 부직포 덮기 | 1만 원/10평 |
| 한파 대비 | 비닐터널 설치 | 3만 원/10평 |
| 물 관리 | 월 2-3회 | 무료 |
| 해충 방제 | 제충국 살포 | 5,000원/병 |
| 영양 공급 | 액비 관주 | 1만 원/10평 |
겨울 내내 관리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너무 간섭하지 않기'입니다. 봄동은 추위에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나서, 지나치게 보호해주면 오히려 약해져요.
저는 첫해에 매일 확인하고 만지작거리다가 잎이 상한 경험이 있습니다. 자연에 맡기는 것도 농사의 지혜라는 걸 그때 깨달았어요.수확 타이밍, 3월이 골든타임
봄동 수확은 두 번에 걸쳐 이뤄집니다. 첫 번째는 11월 하순에서 12월 초순, 두 번째는 이듬해 3월 초중순입니다.
그런데 진짜 맛있는 봄동은 3월에 수확한 거예요. 겨우내 땅속에서 천천히 성장하면서 당도가 올라가거든요.수확 시기를 판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잎을 만져보는 겁니다. 손으로 잎을 살짝 비볐을 때 부드럽게 말랑말랑한 느낌이 들면 수확 적기예요.딱딱하거나 질기면 아직 덜 자란 거고, 잎이 누렇게 변하기 시작하면 너무 늦은 겁니다. 첫 수확은 큰 포기부터 솎아내듯이 합니다.밑둥에서 5-6cm 정도 남기고 칼로 자르면, 남은 줄기에서 새순이 올라와 3월에 두 번째 수확이 가능해요. 이걸 몰라서 처음에는 뿌리째 뽑아버렸다가 두 번째 수확을 못한 적이 있습니다.두 번째 수확 때는 꽃대가 올라오기 전에 반드시 끝내야 합니다. 3월 하순이 되면 기온이 올라가면서 꽃대가 올라오는데, 꽃대가 올라온 봄동은 쓴맛이 나고 질겨져서 식용 가치가 떨어져요.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꽃대 길이가 5cm 이상 자라면 당도가 30% 이상 감소한다고 해요. 수확량은 관리 상태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제 경험상 10평 텃밭에서 첫 수확 30포기, 두 번째 수확 50포기 정도 나왔어요. 시중 가격으로 환산하면 첫 수확분이 약 3만 원, 두 번째가 5만 원 정도입니다.씨앗값과 자재비를 빼도 순수익이 5만 원 이상이에요.| 수확 시기 | 수확 방법 | 예상 수확량(10평 기준) |
|---|---|---|
| 11월 하순 | 큰 포기 솎아내기 | 30-40포기 |
| 3월 초중순 | 밑둥 5cm 남기고 자르기 | 50-60포기 |
| 3월 하순 | 꽃대 오르기 전 마무리 | 20-30포기 |
| 총 수확량 | - | 100-130포기 |
수확한 봄동은 바로 먹는 게 가장 맛있습니다. 냉장고에 넣어두면 3-4일 정도 보관 가능한데, 신문지에 싸서 냉장실에 넣어두면 수분이 유지돼서 더 오래 갑니다.
저는 한 번에 수확한 양이 많을 때는 살짝 데쳐서 냉동실에 보관하기도 해요. 데친 봄동은 3개월 정도 보관 가능합니다.요리로 즐기는 봄동, 겨울 식탁의 구원자
봄동 요리의 가장 큰 매력은 '어떻게 해도 맛있다'는 점입니다. 생으로 쌈을 싸 먹어도, 데쳐서 무쳐 먹어도, 국에 넣어 먹어도 다 맛있어요.
특히 겨울철 비타민이 부족하기 쉬운 시기에 봄동은 영양 만점 식재료입니다. 제가 가장 자주 해먹는 건 봄동 겉절이입니다.방법이 정말 간단해요. 봄동을 깨끗이 씻어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다음, 소금물에 10분 정도 절입니다.그동안 고춧가루 2큰술, 액젓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참기름 1큰술, 통깨 약간을 섞어 양념장을 만들어요. 절인 봄동을 물에 헹군 다음 양념장에 버무리면 끝입니다.30분도 안 걸려요. 봄동 된장국도 별미인데, 시중에서 파는 된장국보다 훨씬 깊은 맛이 납니다.봄동을 큼직하게 썰어 넣고 끓이면 5분 만에 완성되는데, 이게 웬일? 아무리 끓여도 봄동이 질겨지지 않고 부드러움을 유지해요. 일반 배추였으면 2분만 넘게 끓여도 흐물흐물해지는데 말이죠.봄동 겉절이와 된장국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좀 더 색다른 요리를 원한다면 봄동 전을 추천합니다.
봄동을 얇게 채 썰어 반죽에 넣고 부치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전이 완성돼요. 여기에 초간장을 곁들이면 밥도둑이 따로 없습니다.| 요리 종류 | 조리 시간 | 난이도 | 재료비(4인 기준) |
|---|---|---|---|
| 봄동 겉절이 | 20분 | 하 | 3,000원 |
| 봄동 된장국 | 15분 | 하 | 2,000원 |
| 봄동 전 | 25분 | 중 | 3,500원 |
| 봄동 김치 | 40분 | 중상 | 5,000원 |
| 봄동 쌈밥 | 10분 | 하 | 2,500원 |
봄동 김치는 만들기가 좀 까다롭지만, 한번 만들어두면 한 달 정도 두고 먹을 수 있어요. 일반 배추김치보다 짧은 시간에 익어서, 담근 지 3일 만에 먹을 수 있습니다.
저는 지난해 봄동김치를 담가서 이웃과 나눠 먹었는데, "이게 진짜 김치 맛이네"라는 칭찬을 들었어요. 봄동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건 '너무 오래 익히지 않기'입니다.봄동은 다른 배추과 채소보다 훨씬 연해서, 살짝만 익혀도 충분해요. 특히 국이나 찌개에 넣을 때는 마지막에 넣고 한소끔만 끓여야 식감을 살릴 수 있습니다.직접 키운 봄동으로 요리하는 기쁨은 말로 다 할 수 없어요. 겨울 내내 정성으로 가꾼 봄동이 식탁에 오르면, 그 맛이 남다릅니다.특히 아이들이 "아빠(엄마)가 키운 채소가 제일 맛있어"라고 말할 때면, 그동안의 고생이 다 사라지는 기분이에요. 여러분도 올가을에는 꼭 봄동 농사에 도전해보세요.첫해부터 성공하는 법, 지금까지 알려드린 대로만 따라오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