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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지나도 괜찮다 — 늦심기의 반전
지난해 6월 초, 텃밭에 늦게 씨앗을 뿌린 동부콩이 오히려 8월 한낮의 폭염 속에서도 무성하게 자라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웃 텃밭에서는 "5월에 심어야 하는데 늦었다"며 포기한 분들이 많았지만, 저는 오히려 그 시기가 동부콩에게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우리나라 중부지방 기준으로 동부콩의 일반적인 심는 시기는 5월 중순에서 6월 초입니다. 하지만 이 시기를 놓쳤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실제로 농촌진흥청의 연구 자료를 살펴보면 6월 하순에서 7월 초순에 파종한 동부콩도 8월 중순부터 9월 초까지 충분히 수확이 가능합니다. 단, 생육 기간이 짧아지는 만큼 초기 관리가 더욱 중요해집니다.| 구분 | 적정 시기 | 늦심기 가능 시기 | 수확 예상일 |
|---|---|---|---|
| 중부지역 | 5월 중순-6월 초 | 6월 중순-7월 초 | 7월 하순-8월 중순 |
| 남부지역 | 5월 초-5월 하순 | 6월 초-7월 중순 | 7월 중순-9월 초 |
| 강원도 산간 | 5월 하순-6월 중순 | 6월 하순-7월 초 | 8월 중순-9월 중순 |
늦게 심을수록 중요한 것은 토양 온도입니다. 동부콩의 씨앗은 15도 이상에서 발아율이 급격히 높아지며, 20-25도에서 가장 활발하게 싹을 틔웁니다.
한여름에 심는다고 오히려 발아율이 떨어질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7월 초 토양 온도가 25도 안팎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오히려 발아가 더 빠릅니다. 문제는 그 이후의 생육 기간인데, 여름 장마와 폭염이 겹치면서 병해충 관리가 까다로워집니다.그럼에도 늦심기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첫째, 봄철 늦서리의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롭습니다.둘째, 잡초와의 경쟁에서 유리해집니다. 늦게 심을수록 이미 한 차례 잡초 제거를 마친 텃밭에 파종하게 되므로 잡초 관리가 수월합니다.셋째, 가을 수확을 노릴 수 있어 저장성이 좋아집니다. 여름에 수확한 동부콩보다 가을에 수확한 것이 단백질 함량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저는 2023년 6월 25일에 심은 동부콩이 8월 20일에 첫 수확을 했습니다. 일반적인 5월 파종보다 약 2주 정도 늦었지만, 콩알이 더 단단하고 맛이 진했습니다.특히 장마가 끝난 후 햇볕이 강해지면서 광합성 효율이 높아져 결실이 오히려 좋았습니다. 늦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파종 깊이입니다.일반적인 2-3cm보다 약간 얕게, 1.5-2cm 정도로 심는 것이 좋습니다. 늦게 심을수록 표층의 온도가 높기 때문에 더 얕게 심어도 발아에 문제가 없고, 오히려 과습으로 인한 종자 썩음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저는 1.8cm 깊이로 심었는데, 5일 만에 싹이 올라왔습니다. 이제 늦심기의 기본을 알았으니, 본격적인 재배 방법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특히 늦게 심은 동부콩은 일반 재배와 다른 전략이 필요합니다.흙, 물, 바람 — 세 가지가 만들어내는 차이
동부콩을 키우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은 "흙을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가 수확량의 70%를 결정한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늦게 심을수록 토양 준비가 더욱 중요해집니다.
왜냐하면 생육 기간이 짧아진 만큼 뿌리가 빨리 뻗어나갈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처음 동부콩을 키울 때는 그냥 흙을 대충 갈고 씨앗을 뿌렸습니다.결과는 처참했습니다. 발아율이 40%도 안 되었고, 자란 것도 병들었습니다.그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은 파종 2주 전부터 본격적인 토양 준비를 합니다. 먼저 pH 측정기로 토양 산도를 체크합니다.동부콩은 pH 6.0-7.0 사이에서 가장 잘 자랍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텃밭 토양은 약산성(pH 5.5-6.0)인 경우가 많아, 석회를 뿌려 중화시켜줘야 합니다.3.3㎡(1평) 기준으로 소석회 200-300g을 파종 1-2주 전에 뿌리고 잘 섞어줍니다.| 토양 조건 | 적정 범위 | 측정 방법 | 조치 방법 |
|---|---|---|---|
| pH | 6.0-7.0 | 토양 측정기 또는 검사 키트 | 산성 시 석회, 알칼리 시 유기물 |
| 유기물 함량 | 2-3% | 육안 및 촉감 확인 | 퇴비 1㎡당 2-3kg 혼합 |
| 배수 상태 | 30분 내 물 빠짐 | 물 테스트 | 배수 불량 시 두둑 높이 20cm 이상 |
| 질소 함량 | 적정 수준 | 잎 색깔 관찰 | 과다 시 질소 비료 금지 |
비료 사용에서 저지르기 쉬운 실수가 있습니다. 바로 질소 비료를 너무 많이 주는 것입니다.
동부콩은 뿌리혹박테리아와 공생하면서 스스로 질소를 고정합니다. 그래서 초기 생육 단계에서는 질소 비료를 거의 주지 않아도 됩니다.오히려 질소가 과다하면 줄기와 잎만 무성해지고 꼬투리 결실이 적어집니다. 제가 권장하는 비료 전략은 이렇습니다.밑거름으로는 완숙 퇴비를 3.3㎡당 2-3kg 정도 넣고, 인산과 칼륨 성분이 많은 용과린이나 유기질 복합비료를 소량 추가합니다. 그리고 개화기(파종 후 약 40-50일)에 웃거름으로 칼륨 비료를 3.3㎡당 50g 정도 줍니다.이렇게 하면 콩알이 굵고 단단해집니다. 물 관리도 늦심기에서는 달라집니다.5월에 심은 동부콩은 봄비로 어느 정도 자연 관수가 되지만, 6-7월에 심은 것은 장마와 폭염이 교차하는 시기를 겪습니다. 장마철에는 배수 관리가 핵심입니다.두둑을 20cm 이상 높게 만들어 물이 고이지 않게 해야 합니다. 실제로 2022년 장마 때 배수구를 제대로 만들지 않아 동부콩 밭의 절반이 뿌리썩음병으로 죽은 사례를 목격했습니다.반대로 폭염이 계속될 때는 물주기 간격이 필요합니다. 동부콩은 겉흙이 마르면 속까지 완전히 마르기 전에 물을 줘야 합니다.저는 3-4일에 한 번씩, 흙의 겉면 2-3cm가 말랐을 때 물을 줍니다. 특히 개화기와 꼬투리 형성기에는 수분 스트레스를 받으면 꼬투리가 떨어지거나 콩알이 잘 여물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바람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입니다. 동부콩은 줄기가 약해서 강한 바람에 쉽게 쓰러집니다.늦게 심을수록 여름 태풍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집니다. 저는 바람막이로 옥수수나 수수를 동부콩 주변에 심어 바람을 막아주는 방법을 사용합니다.아니면 지지대를 세워 줄기를 묶어주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해충 방제에서 늦심기가 오히려 유리한 점이 있습니다.5월에 심은 동부콩은 진딧물과 멸구의 피해를 많이 받지만, 6월 하순 이후에 심으면 해충의 발생高峰期를 피해갈 수 있습니다. 저는 지난해 진딧물 방제를 위해 마늘 추출액을 7-10일 간격으로 뿌렸는데, 화학 농약 없이도 큰 피해 없이 키울 수 있었습니다.잡초 관리도 전략이 필요합니다. 늦심기에서는 파종 후 2주 동안이 가장 중요합니다.이 시기에 잡초가 동부콩보다 먼저 자라면 생육에 큰 지장을 줍니다. 저는 파종 직후 흑색 멀칭 비닐을 씌워 잡초 발생을 막습니다.비닐이 없으면 왕겨나 짚으로 5cm 두께로 덮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동부콩 재배에서 자주 간과되는 것이 간격 조절입니다.늦게 심을수록 식물체가 작아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일반적인 30cm 줄 간격보다 좁게 25cm 정도로 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너무 좁으면 통풍이 나빠져 병해가 생기기 쉬우므로, 밀식보다는 적정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이제 재배 방법을 알았으니, 가장 궁금해하실 수확 시기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특히 늦게 심었을 때 수확 타이밍을 잡는 것이 필요합니다.수확의 순간, 놓치면 모든 게 허사
지난해 8월 말, 동부콩 꼬투리가 갈색으로 변해가던 모습을 보며 "이제 며칠만 더 두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태풍이 불어닥쳐 꼬투리가 모두 터져버렸습니다.
그 경험 이후로 저는 수확 시기를 절대 미루지 않습니다. 동부콩의 수확 시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첫째는 풋콩으로 먹을 때이고, 둘째는 마른콩으로 저장할 때입니다. 풋콩은 꼬투리가 초록색에서 연한 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할 때가 적기입니다.이때는 콩알이 통통하고 부드러워 쪄서 먹거나 나물로 무치기에 좋습니다. 반면 마른콩은 꼬투리가 완전히 갈색으로 변하고 콩알이 단단해졌을 때 수확합니다.| 수확 목적 | 꼬투리 상태 | 콩알 상태 | 적정 수확 시기 | 저장 방법 |
|---|---|---|---|---|
| 풋콩 | 연한 녹색-갈색 전환 | 통통하고 부드러움 | 꼬투리 70% 변색 시 | 냉장 1주일, 냉동 6개월 |
| 마른콩 | 완전 갈색, 건조 | 단단하고 윤기 남 | 꼬투리 90% 건조 시 | 밀폐 용기, 서늘한 곳 1년 |
| 종자용 | 짙은 갈색 | 광택 있고 단단함 | 완전 건조 후 2주 숙성 | 밀봉 후 냉장 보관 |
늦게 심은 동부콩의 수확 시기를 판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꼬투리를 하나 따서 확인하는 것입니다. 꼬투리를 벌려 콩알을 손가락으로 눌러봤을 때, 쉽게 들어가지 않고 단단한 느낌이 들면 수확 적기입니다.
또 꼬투리를 살짝 비틀었을 때 '딱' 소리와 함께 쉽게 떨어지면 건조가 잘 진행된 것입니다. 수확 방법도 중요합니다.풋콩은 아침 이슬이 마른 후에 수확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슬이 있는 상태에서 수확하면 꼬투리가 쉽게 곰팡이에 감염될 수 있습니다.저는 보통 오전 9-10시 사이에 수확합니다. 마른콩은 완전히 건조된 후 수확하는데, 이때는 오히려 이슬이 마른 오후가 좋습니다.건조된 꼬투리는 쉽게 터지므로, 수확 전날 비가 오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수확 도구는 손이 가장 좋습니다.장갑을 끼고 꼬투리를 한 개씩 따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콩깍지가 마른 상태에서는 날카로울 수 있으므로 천 장갑보다는 가죽 장갑이 좋습니다.저는 한 번에 10-20개의 꼬투리를 모아 바구니에 담는데, 이때 너무 많이 쌓으면 아래쪽 꼬투리가 눌려 터질 수 있으므로 주의합니다. 수확 후 관리가 수확량을 좌우합니다.풋콩은 수확 즉시 물에 씻어 이물질을 제거하고, 물기를 뺀 후 냉장 보관합니다. 1주일 안에 먹지 않을 경우 꼬투리째로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저는 지퍼백에 하루치씩 나눠 담아 냉동실에 보관하는데, 6개월까지도 신선함이 유지됩니다. 마른콩은 수확 후 건조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꼬투리를 넓게 펴서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1-2주일 더 건조시킵니다. 직사광선에 말리면 콩알이 갈라지거나 영양소가 파괴될 수 있습니다.건조가 완료되면 꼬투리를 털어 콩알만 분리합니다. 이때 바람이 부는 날 마당에서 털면 껍질과 콩알이 쉽게 분리됩니다.보관 용기는 밀폐 용기가 가장 좋습니다. 유리병이나 밀폐 플라스틱 통에 콩알을 담고, 라벨을 붙여 수확 연도를 표시합니다.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하면 1년 이상도 품질이 유지됩니다. 저는 2022년에 수확한 동부콩을 아직도 먹고 있는데, 맛과 식감이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늘심기에서 특히 주의할 점은 첫 서리입니다. 9월 중순 이후에 첫 서리가 내리면 아직 여물지 않은 꼬투리는 완전히 망가집니다.따라서 기상 예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서리 예보가 있으면 아직 덜 여문 꼬투리라도 미리 수확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리 수확한 콩은 실내에서 후숙시키면 어느 정도 품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마지막으로, 수확 후 텃밭 관리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동부콩을 수확한 자리에는 뿌리에 붙어 있는 뿌리혹박테리아가 질소를 비축해 놓습니다.이 뿌리를 그대로 흙에 묻어주면 다음 작물을 위한 천연 질소 비료가 됩니다. 저는 매년 동부콩을 수확한 자리에 배추나 무를 심는데, 질소 비료를 절반만 줘도 잘 자랍니다.동부콩 재배는 처음에는 까다로워 보일 수 있지만, 한 번 제대로 키워보면 그 맛과 영양가에 반하게 됩니다. 특히 늦게 심었을 때의 장점과 노하우를 알면, 매년 안정적인 수확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지금이라도 텃밭에 동부콩 씨앗을 뿌려보시길 권합니다. 내년 이맘때쯤이면 직접 키운 동부콩으로 만든 밑반찬을 자랑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