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 파종시기, 씨앗보다 모종 심기가 수확량 2배인 이유

2026-05-28 · Uncategorized · 읽는데 21분

대파 파종시기, 씨앗보다 모종 심기가 수확량 2배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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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 키우기, 씨앗과 모종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적 차이

지난 봄, 나는 베란다 텃밭에 대파 씨앗을 뿌렸다. 파종시기를 정확히 맞췄다고 자부했고, 흙도 제대로 골랐으며 물 주기도 철저히 했다.

그런데 결과는 참담했다. 발아율이 40%도 안 됐고, 자란 개체들도 가냘프기 짝이 없었다.

반면 옆집 아주머니는 같은 시기에 모종을 사다 심었는데, 두 달 만에 손가락 굵기만 한 대파를 수확하고 있었다. 10년 차 주부인 그녀는 "씨앗은 까다롭고, 모종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조사해보니, 우리나라 농촌진흥청의 2023년 연구 자료에서 충격적인 데이터를 발견했다. 대파 씨앗 직파(직접 파종)의 평균 발아율은 55-65%인 반면, 모종을 정식(옮겨심기)했을 때의 생존율은 92-97%에 달한다.

더 놀라운 건 수확량이다. 동일 면적(1㎡ 기준)에서 씨앗 파종 시 평균 2.3kg이 수확되는 데 비해, 모종 심기 방식은 무려 4.8kg까지 올라간다.

2배가 넘는 차이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 대파 씨앗은 매우 작다.

1g에 약 400-500립이 들어갈 정도로 미세하다. 이 작은 씨앗이 땅속에서 발아하려면 온도, 습도, 토양 입자의 미세한 조건까지 완벽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봄(3-4월)은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데, 이 변덕스러운 기온이 씨앗 발아에 치명적이다. 반면 모종은 이미 30-40일간 육묘장에서 발아와 초기 생장을 마친 상태다.

뿌리도 어느 정도 자라 있고, 줄기도 굵다. 이 상태로 정식하면 환경 스트레스에 훨씬 강하다.

실제로 2022년 경기도농업기술원의 시험 재배 결과를 보면, 씨앗 직파구에서는 파종 후 20일째에도 발아율이 48%에 그쳤다. 반면 모종 정식구는 심은 지 3일 만에 활착(뿌리내림)이 시작됐고, 10일째에는 100% 생존했다.

시간 차이도 크다. 씨앗에서 수확까지는 보통 90-110일이 걸리지만, 모종 심기는 50-70일로 단축된다.

구분 씨앗 직파 모종 정식
평균 발아율/생존율 55-65% 92-97%
1㎡당 평균 수확량 2.3kg 4.8kg
수확까지 소요 기간 90-110일 50-70일
초기 생장 안정성 낮음 (환경 변화에 취약) 높음 (활착 후 빠른 성장)
2022년 경기도 시험 결과 발아율 48% (20일차) 생존율 100% (10일차)

이쯤 되면 "그럼 그냥 모종만 사다 심으면 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게 그렇듯, 씨앗에도 모종에도 각자의 장단점이 있다.

씨앗은 가격이 저렴하고(1봉지 2,000-3,000원), 다양한 품종을 시도할 수 있다. 모종은 한 판(40-50주)에 5,000-8,000원으로 약간 비싸지만, 실패 확률이 극히 낮다.

선택은 결국 당신의 텃밭 상황과 투자할 시간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대파 씨앗 파종은 언제, 어떻게 해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까?

대파 씨앗 파종시기와 발아율을 높이는 3가지 비밀

대파 씨앗을 뿌리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언제일까? 우리나라 기준으로 봄 파종은 3월 중순에서 4월 초순, 가을 파종은 8월 하순에서 9월 중순이 정석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정석'이 항상 통하는 건 아니다.

2021년 충청남도농업기술원의 기상 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면, 3월 중순 평균 지온(땅속 온도)이 8-10도에 불과했다. 대파 씨앗이 발아하기 위한 최적 지온은 15-20도다.

즉, 3월 중순에 뿌려도 씨앗은 땅속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는 셈이다. 이 기간 동안 씨앗은 병충해와 잡초에 노출되고, 썩을 위험도 커진다.

내가 직접 경험한 실패 사례를 하나 소개하겠다. 2020년 3월 20일, 나는 텃밭에 대파 씨앗을 뿌렸다.

일기예보를 확인했고, 당시 기온은 낮 15도, 밤 3도였다. 일주일 뒤 비가 내렸고, 다시 기온이 떨어졌다.

결국 20일이 지나도 싹이 나지 않았다. 파 보니 씨앗 대부분이 그대로 썩어 있었다.

원인은 간단했다. 낮은 지온과 과습이 만나 씨앗이 질식사한 것이다.

이런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세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첫째, 지온 측정기(5,000-15,000원)를 사서 10cm 깊이의 땅 온도가 12도 이상일 때 파종하라. 겉보기 기온만 믿지 말라는 얘기다.

둘째, 파종 깊이는 0.5-1cm를 넘기지 말아야 한다. 대파 씨앗은 광발아성(빛을 보면 싹이 트는 성질)이 있어, 너무 깊이 묻으면 발아율이 30% 이상 떨어진다.

셋째, 파종 후 5-7일간은 흙이 마르지 않게 얇게 덮어준다는 느낌으로 물을 줘야 한다. 이때 분무기를 사용하는 게 좋다.

일반 호스로 물을 주면 씨앗이 떠내려가거나 한쪽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조건 실패 사례 (2020년 내 경험) 성공 조건
파종 시기 3월 20일 (기온 낮 15도/밤 3도) 지온 12도 이상 확인 후 파종
파종 깊이 1.5-2cm (너무 깊음) 0.5-1cm (얕게)
관수 방법 일반 호스로 물줄기 세게 분사 분무기 사용 (미세 살수)
결과 발아율 10% 미만, 대부분 썩음 발아율 70% 이상 기대 가능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있다. 2023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실험에서, 대파 씨앗을 파종 전 24시간 동안 25도 물에 불린 뒤 뿌렸더니 발아 소요 기간이 7일에서 4일로 줄었다는 보고가 있다.

이른바 '침종(물불림)' 처리인데, 씨앗의 껍질을 부드럽게 해 발아를 촉진하는 원리다. 단, 이 방법은 4월 이후 기온이 안정됐을 때만 효과가 있다.

이른 봄에 하면 오히려 씨앗이 물러서 썩을 확률이 높아진다. 여기서 한 가지 더 고려할 점이 있다.

바로 품종 선택이다. 대파 품종은 크게 '외대파'와 '쪽파'로 나뉜다.

외대파는 굵고 길게 자라는 반면, 쪽파는 가늘고 여러 포기가 모여난다. 씨앗으로 키울 때는 쪽파가 초보자에게 유리하다.

발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70-80%),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반면 외대파는 발아 조건이 까다로워 전문 농가에서도 모종을 선호한다.

가격 차이도 있다. 쪽파 씨앗(1봉 2,000원 내외)이 외대파(1봉 3,000-4,000원)보다 저렴하다.

씨앗 파종이 모종에 비해 수확량이 적다는 건 앞서 확인했다. 하지만 씨앗을 고집하는 이유는 분명 있다.

바로 다양한 품종을 시험해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자급자족의 재미다. "내가 직접 씨앗부터 키웠다"는 뿌듯함은 모종으로는 느끼기 어려운 감정이다.

그런데 이런 수고를 덜면서도 수확량을 2배로 늘릴 방법이 있다면? 바로 모종 심기다. 모종 심기는 왜 이렇게 효과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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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 심기, 씨앗보다 수확량 2배인 과학적 이유

모종이 씨앗보다 수확량이 2배 많은 이유를 단순히 '이미 자란 상태라서'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여기에는 농업 과학의 정수가 담겨 있다.

핵심은 뿌리 발달의 차이에 있다. 대파 씨앗이 발아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게 '유근(어린 뿌리)'이다.

이 뿌리는 지름이 0.1mm도 안 될 정도로 가늘고, 토양 깊이 5-10cm밖에 뻗지 못한다. 얕고 가는 뿌리는 표면 근처의 수분과 영양분만 흡수할 수 있다.

문제는 여름철(대파가 가장 왕성하게 자라는 시기)에 표토(겉흙) 온도가 40도까지 올라간다는 점이다. 이런 고온에서는 수분 증발이 심하고, 질소 같은 주요 영양소가 휘발되기 쉽다.

결과적으로 씨앗에서 자란 대파는 영양 결핍과 수분 스트레스를 동시에 겪는다. 반면 모종은 다르다.

30-40일간 육묘장에서 자란 모종은 이미 '1차 뿌리'와 '2차 뿌리'를 고루 발달시킨 상태다. 특히 2차 뿌리(측근)는 굵기가 1-2mm로 씨앗 발아 직후의 뿌리보다 10배 이상 굵고, 길이도 20cm 이상 뻗어 있다.

이 뿌리는 토양 깊이 20-30cm에서 안정적으로 물과 영양분을 흡수한다. 표토가 아무리 뜨거워도 깊은 곳의 온도는 20-25도로 안정적이다.

이 차이가 수확량 2배의 핵심이다. 2023년 전라북도농업기술원의 실험 결과를 보면, 모종 정식구의 대파는 평균 초장(키)이 85cm, 엽수(잎 개수)가 8-10개였다.

반면 씨앗 직파구는 초장 52cm, 엽수 4-6개에 그쳤다. 단순히 키 차이만 나는 게 아니다.

잎이 많다는 건 광합성 면적이 넓다는 뜻이고, 이는 곧 저장 양분(대파의 먹는 부분)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항목 씨앗 직파 (A) 모종 정식 (B) 차이 (B/A)
평균 초장 (cm) 52 85 1.63배
평균 엽수 (개) 4-6 8-10 2배
뿌리 길이 (cm) 5-10 20-30 3-4배
뿌리 굵기 (mm) 0.1 미만 1-2 10배 이상
1㎡당 수확량 (kg) 2.3 4.8 2.1배

모종 심기의 또 다른 장점은 잡초와의 싸움에서 유리하다는 점이다. 씨앗으로 파종하면 대파 싹이 나오기 전에 잡초가 먼저 자라는 경우가 허다하다.

잡초는 대파보다 생장 속도가 빠르고, 양분과 햇빛을 먼저 빼앗아간다. 반면 모종은 심는 순간부터 잡초보다 키가 크다.

초기에 잡초를 제거하는 수고가 1/3로 줄어든다는 게 농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2022년 충북농업기술원의 잡초 발생량 조사 결과를 보면, 씨앗 직파구에서는 파종 후 30일째 잡초 건물중(마른 무게)이 1㎡당 42g이었지만, 모종 정식구는 8g에 불과했다.

약 5배 차이다. 이 차이는 결국 대파가 받는 양분 경쟁에서의 유리함으로 이어진다.

모종을 고를 때도 팁이 있다. 시중에 파는 모종은 보통 40-50주가 한 판에 들어 있다.

가격은 5,000-8,000원 선이다. 이때 '웃자란 모종'은 피해야 한다.

웃자란 모종은 줄기가 가늘고 길며(15cm 이상), 잎이 연녹색이다. 이런 모종은 심어도 뿌리 활착이 느리고, 쓰러지기 쉽다.

반면 건강한 모종은 줄기가 굵고(지름 5mm 이상), 잎이 진녹색이며 10-12cm 높이다. 뿌리 부분을 살짝 벌려봤을 때 흰색 뿌리가 많이 보이는 게 좋다.

모종 심기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면 정식 시기도 중요하다. 봄 모종은 4월 중순-5월 초, 가을 모종은 9월 초-중순이 적기다.

특히 봄에는 늦서리(4월 하순까지 올 수 있음)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모종이 싱싱해 보여도 서리를 맞으면 하루아침에 다 죽는다.

부직포(1m×5m 기준 3,000-5,000원)로 덮어주면 서리 피해를 90% 이상 막을 수 있다. 이제 씨앗과 모종의 장단점을 알았으니, 실제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파종 후 관리, 특히 물주기와 거름 주기에서도 씨앗과 모종은 완전히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씨앗과 모종, 각각에 맞는 물주기와 거름 주기 전략

대파는 물을 좋아하는 작물이다. 하지만 '물을 좋아한다'는 말을 오해하면 안 된다.

과습(물에 잠기는 상태)은 뿌리 썩음병의 지름길이다. 씨앗과 모종, 이 두 가지 방식은 물 요구량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씨앗 파종 후 첫 2주는 생명줄이다. 이 기간 동안 흙 표면이 마르면 씨앗은 발아를 포기한다.

하지만 반대로 물을 너무 많이 주면 씨앗이 떠내려가거나 공기 부족으로 질식한다. 내 경험상, 씨앗 파종 후 첫 7일은 하루에 2번(오전 9시, 오후 5시), 분무기로 흙 표면이 촉촉해질 정도만 뿌려야 한다.

8일부터 14일까지는 하루 1번으로 줄이고, 이후로는 흙이 마를 때(손가락 2cm 넣었을 때 건조함)만 준다. 반면 모종 정식 후 물주기는 완전히 다르다.

모종을 심은 직후에는 '정식수'라고 해서 한 번에 흠뻑 줘야 한다. 이때 물은 뿌리 주변의 공기층을 없애고 흙과 뿌리를 밀착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후 3-5일간은 물을 주지 않고 기다린다. 이게 중요하다.

모종이 새 환경에 적응하면서 새로운 뿌리를 내리도록 유도하는 과정이다. 너무 일찍 물을 주면 기존 뿌리가 썩거나, 새로운 뿌리 발달이 억제된다.

단계 씨앗 파종 물주기 모종 정식 물주기
심기 직후 분무기로 표면만 촉촉하게 한 번에 흠뻑 (정식수)
1-7일차 하루 2회 (분무) 물 주지 않음 (활착 유도)
8-14일차 하루 1회 (분무) 흙 상태 보고 2-3일에 1회
15일 이후 흙 마를 때만 (2-3일 간격) 3-5일 간격 (흠뻑)
주의사항 표면 건조 방지가 핵심 과습 방지가 핵심

거름 주기도 마찬가지다. 씨앗 파종의 경우, 발아 후 20일째부터 첫 번째 웃거름을 줘야 한다.

이때 사용할 비료는 질소 성분이 많은 요소비료(1kg당 3,000-5,000원)나 깻묵(1kg당 2,000-3,000원)이 좋다. 단, 씨앗에서 갓 나온 어린 대파는 비료 농도에 매우 민감하다.

1,000배 희석액을 만들어 뿌리 주변에 뿌려야 잎이 타지 않는다. 만약 알갱이 비료를 쓴다면, 대파 줄기에서 5cm 이상 떨어진 곳에 뿌리고 흙을 덮어야 한다.

직접 줄기에 닿으면 뿌리가 아닌 줄기가 비료를 흡수해 '비료 피해'를 입는다. 모종 정식의 거름 주기는 더 간단하다.

정식할 때 밑거름으로 퇴비(1㎡당 2-3kg, 20kg당 10,000원 내외)를 넣어두면, 이후 30일 동안은 추가 비료가 필요 없다. 이후 30일 간격으로 2-3회 웃거름을 주면 된다.

이때는 깻묵이나 복합비료(21-17-17, 20kg당 15,000원 내외)를 사용한다. 특히 복합비료는 질소(N), 인산(P), 칼륨(K)이 균형 있게 들어 있어 대파의 잎과 줄기, 뿌리 발달을 고루 돕는다.

2023년 농촌진흥청의 시험 결과를 보면, 모종 정식 후 복합비료를 사용한 구역에서는 대파의 당도(brix)가 평균 6.2도로, 요소비료만 사용한 구역(5.1도)보다 21% 높았다. 이는 단순히 수확량뿐 아니라 맛과 품질에서도 차이가 난다는 의미다.

여기서 한 가지 꿀팁을 더 알려주겠다. 대파를 심은 후 10-15일째, 모종 주변에 왕겨(쌀겨)를 2-3cm 두께로 덮어주면 효과가 크다.

왕겨는 수분 증발을 막고, 잡초 발생을 억제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분해돼 유기질 비료 역할까지 한다. 왕겨는 20kg당 3,000-5,000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씨앗 파종에도 사용할 수 있지만, 발아 후 30일 이후에 덮어야 한다. 어린 싹이 왕겨에 눌려 쓰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물주기와 거름 주기만 제대로 해도 수확량 차이는 확연히 벌어진다. 하지만 진짜 고수들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간다.

바로 수확 타이밍과 보관법이다. 아무리 잘 키워도 수확 시기를 놓치거나 보관을 잘못하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간다.

대파 수확 타이밍과 보관법, 이 타이밍을 놓치면 망한다

대파 수확의 황금 타이밍은 언제일까? 정답은 '잎이 5-6장일 때'다. 하지만 이 기준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제로 대파의 생장 속도는 기온과 일조량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내가 2022년에 기록한 데이터를 공유하겠다.

그해 4월 10일에 모종을 정식했다. 6월 1일(52일차) 첫 수확을 했다.

이때 대파의 초장은 70cm, 엽수는 6장이었다. 맛은 달고 아삭했다.

반면 6월 15일(66일차)에 수확한 대파는 초장 95cm, 엽수 8장이었지만, 식감이 약간 질기고 쓴맛이 났다. 이유는 간단했다.

6월 중순 이후 기온이 30도를 넘으면서 대파가 급속히 목질화(섬유질이 많아져 질겨짐)된 것이다. 대파의 최적 수확 온도는 15-25도다.

이 범위를 벗어나면 대파는 스트레스를 받아 쓴맛 성분(쿼세틴 배당체)을 급격히 증가시킨다. 2021년 경상국립대학교 연구팀의 분석 결과, 30도 이상의 고온에서 자란 대파는 20도에서 자란 대파보다 쓴맛 지수가 3.2배 높았다.

즉, 여름 대파가 유독 쓴 이유는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이다.

수확 조건 최적 상태 주의할 상태
잎 개수 5-6장 2-3장 (너무 어림) / 8장 이상 (너무 늙음)
초장 (cm) 60-80 40 미만 / 90 이상
기온 (도) 15-25 30 이상 (쓴맛 증가)
줄기 굵기 (mm) 10-15 7 미만 (가냐픔) / 18 이상 (질김)
쓴맛 지수 (상대치) 1.0 (기준) 3.2배 (30도 이상)

수확 방법도 중요하다. 대파는 뽑는 게 아니라 흙을 파서 캐야 한다.

손으로 무리하게 뽑으면 줄기가 부러지거나 뿌리가 끊어진다. 호미나 작은 삽으로 뿌리 주변 5cm 깊이까지 흙을 판 뒤, 뿌리째 들어 올리는 게 정석이다.

이때 상처가 난 대파는 보관 중 빨리 썩으므로 조심히 다뤄야 한다. 보관법은 용도에 따라 나뉜다.

바로 먹을 거라면 냉장고 채소칸에 신문지에 싸서 보관하면 1주일까지 신선하다. 더 오래 보관하려면? 나는 세 가지 방법을 추천한다.

첫째, 냉동 보관법이다. 대파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 송송 썰어 지퍼백에 넣어 냉동한다.

이렇게 하면 3-6개월 보관 가능하다. 단, 해동하지 말고 냉동 상태 그대로 요리에 넣어야 식감이 살아있다.

해동하면 물러진다. 둘째, 냉장 보관(장기)법이다.

수확한 대파를 흙이 묻은 상태로 신문지에 싸서 비닐봉지에 넣은 뒤, 냉장고 0-2도 칸에 보관한다. 이때 봉지 입구는 살짝 열어둬야 대파가 숨을 쉰다.

이 방법으로 3-4주까지 신선도 유지가 가능하다. 셋째, 김치처럼 담그는 법이다.

대파를 10cm 길이로 썰어 소금물(물 1L + 소금 2큰술)에 30분 절인 뒤, 고춧가루, 다진 마늘, 액젓을 넣어 버무린다. 이른바 '쪽파김치' 스타일인데, 밑반찬으로 2-3개월 두고 먹을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수확한 대파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이 있다. 바로 '데쳐서 무침' 또는 '파기름'을 내는 것이다.

대파 200g을 올리브오일 100ml에 약한 불로 10분간 끓이면 파기름이 완성된다. 이 기름은 각종 요리에 활용하기 좋고, 냉장 보관 시 1개월까지 사용 가능하다.

이제 대파 재배의 모든 과정을 알았다. 씨앗과 모종, 각각의 장단점과 과학적 이유, 관리법, 수확과 보관까지. 마지막으로 당신의 선택에 도움이 될 실전 조언을 하나 더 하겠다.

대파는 우리 식탁에서 가장 흔하지만, 텃밭에서 가장 키우기 까다로운 작물 중 하나다. 그 까다로움을 극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첫해는 모종으로, 둘째 해는 씨앗으로' 도전하는 것이다.

첫해에 성공한 경험이 씨앗에 도전할 용기를 준다. 그리고 그 경험이 쌓이면, 언젠가는 당신도 텃밭 고수들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 바로 시작하기 가장 좋은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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