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여름·가을 상추 농사 실패 없이 심는 시기와 모종 정식·파종 방법

2026-06-11 · Uncategorized · 읽는데 16분

봄·여름·가을 상추 농사 실패 없이 심는 시기와 모종 정식·파종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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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상추, 온도가 답이다

지난주만 해도 텃밭에 나가면 입김이 하얗게 보였는데, 갑자기 따뜻해졌다. 3월 중순, 서울 기준으로 낮 기온이 15도를 넘나들기 시작하면 텃밭에 나가본 사람들은 알 거다.

"이제 상추를 심어도 되나?" 싶은 마음이 들 때가 바로 그때다. 하지만 여기서 조금만 참아야 한다.

나는 3년 전 이맘때쯤 '벌써 봄이 왔네' 하면서 무턱대고 모종 30판을 사서 심었다가, 4월 초에 갑자기 찾아온 늦서리에 모조리 날려먹은 경험이 있다. 그 충격으로 그해 봄 내내 텃밭에 가는 게 두려웠다.

상추는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작물이다. 발아 최적 온도는 15-20도, 생육 적온도 15-20도다.

25도만 넘어가도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그래서 봄에 상추를 심을 때는 '언제 심느냐'보다 '얼마나 안정적인 온도가 유지되느냐'가 더 중요하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상추 종자가 발아하는 데 필요한 최저 온도는 4도지만, 실제로 땅속 온도가 10도 이상 돼야 발아율이 80%를 넘는다. 4도에서 발아율은 30%도 안 된다고 한다.

내 경험상, 서울·경기 지역 기준으로 3월 하순-4월 초순이 파종 적기다. 단, 직파보다는 모종을 구입해서 정식하는 게 훨씬 안전하다.

모종은 이미 어느 정도 자란 상태라 갑작스러운 추위에 조금 더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종도 영하로 떨어지면 말짱 꽝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3월 25일 이후, 4월 5일 이전'을 첫 봄 파종 시기로 잡는다. 이때 일주일 일기예보를 확인해서 최저 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날을 골라 심는다.

구분 직파(씨앗) 모종 정식
파종 시기 3월 하순-4월 중순 4월 초순-4월 중순
발아·활착 온도 지온 10도 이상 기온 5도 이상
수확까지 기간 50-60일 30-40일
실패 확률 높음 (늦서리, 저온 피해) 낮음 (육묘 과정 거침)
가격대 씨앗 1봉 2,000-3,000원 모종 1판(50구) 5,000-8,000원

요즘은 다이소에서도 상추 씨앗을 1,000원에 판다. 하지만 그 싼값에 혹해서 직파했다가 늦서리 맞으면 오히려 손해다.

나는 초보자에게는 모종 정식을 강력히 추천한다. 모종 1판에 5,000-8,000원이면 50-70포기 정도가 들어있는데, 이걸로 한 철 동안 셀러드용으로 먹을 상추를 충분히 키울 수 있다.

시장에서 상추 한 단에 2,000-3,000원 하니까, 5-6단만 먹어도 본전은 뽑는 셈이다. 그런데 봄상추를 제대로 키우려면 심는 시기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바로 '품종 선택'이다. 봄에는 '독특한 맛'보다 '내한성'이 우선이다.

나는 청치마, 적치마, 포찬 등 내한성이 강한 품종을 추천한다. 특히 '포찬'은 결구가 잘 되고 추위에 강해 봄재배에 최적이다.

반면 '로메인'이나 '버터헤드' 같은 품종은 봄보다 가을에 심는 게 낫다. 품종 선택 하나로 수확량이 두 배 차이 나는 걸 직접 경험했다.

봄상추 심는 시기를 결정할 때, 농업기술센터에서 제공하는 '텃밭 작물 파종 달력'을 참고하는 것도 좋다. 지역별로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부산은 3월 초부터 가능한 반면, 강원도 산간 지역은 4월 중순까지 기다려야 한다. 평균기온이 10도 이상 올라가는 시점을 기준으로 잡으면 실패 확률이 확 줄어든다.

봄에 심는 상추는 하루 일교차가 큰 게 오히려 좋다. 낮에는 광합성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밤에는 호흡이 억제되면서 당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촌진흥청 연구 결과를 보면, 일교차가 10도 이상일 때 상추의 비타민 C 함량이 15% 증가한다는 데이터가 있다. 그래서 봄상추가 여름상추보다 맛있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하지만 봄에만 상추를 먹을 순 없다. 여름에도 텃밭에서 직접 기른 상추를 먹고 싶다면? 여름상추는 완전히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여름상추, 그린에어컨이 필요해

올해 7월, 텃밭에 있는 상추가 하루아침에 시들시들해졌다. 뿌리를 뽑아보니 흙 속 온도가 35도가 넘었다.

상추는 뿌리 온도가 28도만 넘어가도 생육이 멈춘다. 그날 나는 상추 농사의 현실을 깨달았다.

"봄에만 잘 먹고 여름에는 포기해야 하나?" 싶었지만,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여름에 상추를 키우는 건 '생존 전쟁'이다.

6-8월은 평균 기온이 25도를 훌쩍 넘고, 폭염이 이어지면 35도까지 올라간다. 이런 환경에서 상추가 살아남으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그늘, 물, 그리고 적절한 품종.

첫째, 그늘이다.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으면 상추 잎이 금세 시들고, 심하면 화상 비슷한 증상이 생긴다. 나는 4년 전부터 50% 차광막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텃밭 상추밭 위에 1.5m 높이로 차광막을 설치하니, 온도가 5-7도 정도 내려갔다. 가격은 2m×3m 기준 1만 5,000원 정도. 상추 서너 판의 값을 생각하면 충분히 투자할 만하다.

둘째, 물 관리다. 여름에는 하루에 두 번(아침 7시, 저녁 6시) 물을 줘야 한다.

특히 점적 관수를 추천한다. 스프링클러로 위에서 물을 뿌리면 잎이 젖어서 병이 생기기 쉽다.

점적 호스는 10m짜리가 8,000-1만 2,000원 정도고, 수도꼭지 연결 부속까지 합쳐도 3만 원 안팎이면 셋업이 가능하다. 처음엔 귀찮았는데, 한 번 설치하니 여름 내내 편했다.

셋째, 품종이다. 여름에는 '내서성'이 강한 품종을 골라야 한다.

'적치마', '청치마' 같은 일반 상추는 30도만 넘어가도 꽃대가 올라온다. 반면 '여름청축면', '서진', '스위트레드' 같은 품종은 35도까지 버틴다.

특히 '여름청축면'은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개발한 품종으로, 내서성이 매우 뛰어나다. 씨앗 가격은 일반 품종보다 1,000-2,000원 비싸지만, 생존율이 3배는 높다.

품종명 내서성 재배 난이도 맛(아삭함) 꽃대 발생(30도 기준) 가격(씨앗 1봉)
여름청축면 매우 강함 낮음 중간 15일 후 4,000원
서진 강함 낮음 좋음 12일 후 3,500원
스위트레드 강함 중간 매우 좋음 10일 후 4,500원
청치마 약함 쉬움 좋음 5일 후 2,000원
적치마 약함 쉬움 좋음 5일 후 2,000원

여름에 상추를 심는 시기는 6월 초중순이 가장 좋다. 6월 초에 심으면 장마철(7월 초-중순)에 수확할 수 있다.

장마철에는 비가 자주 와서 물 관리가 수월하고, 기온도 30도 이하로 유지되는 날이 많다. 하지만 7월 중순 이후에 심으면 폭염과 장마가 겹쳐서 난이도가 급상승한다.

내가 여름상추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키우는 이유는 단 하나다. 여름에 텃밭에서 직접 딴 상추는 시장에서 파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시장 상추는 대부분 수경재배로 키우는데, 이건 맛이 연하고 물렁하다. 반면 텃밭 상추는 흙에서 자라서 씹는 맛이 있고, 쌉쌀한 맛이 살아있다.

특히 '스위트레드' 같은 적색 품종은 폴리페놀 함량이 1.5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농촌진흥청, 2021).

여름에 상추를 키울 때 또 하나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수확 시기다.

여름에는 이른 아침(6-8시)에 수확해야 한다. 햇볕이 강해지기 전에 수확하면 수분 손실이 적고, 아삭함이 오래간다.

반대로 오후 3시 이후에 수확하면 잎이 물러서 냉장 보관해도 하루 만에 시든다. 여름상추가 끝나면, 이제 가장 완벽한 계절이 온다.

바로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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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상추, 농사의 꽃

내가 텃밭을 시작한 지 10년, 상추만큼은 가을이 최고의 계절이라는 걸 깨달았다. 9월 중순에서 10월 중순까지, 밤낮의 일교차는 10도 안팎이고, 낮 기온은 20-25도, 밤 기온은 10-15도. 이게 상추에게는 천국이다.

실제로 가을상추는 봄상추보다 비타민 C 함량이 20% 높고, 식감도 더 아삭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국립원예특작과학원, 2020).

가을 상추 심는 시기는 8월 하순-9월 초순이다. 이 시기에 심으면 9월 말부터 수확이 가능하고, 첫서리가 내리기 전(보통 11월 초)까지 계속 먹을 수 있다.

특히 9월 초에 심은 상추는 10월 중순까지 수확이 가능한데, 이 시기가 가장 맛있다. 가을에 상추를 심을 때 중요한 건 품종과 물 관리다.

가을에는 '내한성'보다 '내병성'이 더 중요하다. 가을에는 온도가 낮아져서 병해충이 줄어들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가을에는 노균병, 균핵병 같은 곰팡이 병이 생기기 쉽다. 이유는 낮과 밤의 습도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낮에 덥다가 밤에 쌀쌀해지면서 잎에 이슬이 맺히는데, 이게 병의 원인이 된다.

병해충 종류 발생 시기 증상 방제 방법 친환경 방제 가격
노균병 9-10월 잎 뒷면에 흰 곰팡이 배수 관리, 통풍 유황합제 1만 원
균핵병 9-10월 줄기 썩음, 흰 균사 윤작, 석회 시비 목초액 5,000원
진딧물 9월 초중순 잎 뒷면 기생 천적 방사, 고압수 분사 천적(무당벌레) 1만 5,000원
나방류 9월 잎 갉아먹음 페로몬 트랩 노랑 끈끈이트랩 3,000원

가을상추를 심을 때 나만의 팁을 하나 소개하자면, 멀칭이다. 8월 하순에 심으면 아직 더운 날이 이어지는데, 검정 비닐 멀칭을 하면 지온이 2-3도 올라가서 초기 생육이 빨라진다.

하지만 9월 중순 이후에는 오히려 흰색 비닐 멀칭이 낫다. 흰색은 태양광을 반사해서 지온 상승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비닐 멀칭 1롤(1m×100m)이 1만 5,000-2만 원이니, 텃밭 크기에 맞춰 구매하면 된다. 가을상추의 또 다른 장점은 저장성이다.

봄이나 여름에 수확한 상추는 냉장고에 넣어도 3-4일이면 시들지만, 가을상추는 일주일도 거뜬하다. 이유는 가을에 수확한 상추가 건물(고형분)을 더 많이 축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분 함량이 2-3% 낮아서 오래 간다. 나는 가을에 상추를 심을 때, 2주 간격으로 나눠 심는다.

8월 하순에 1차, 9월 초순에 2차, 9월 중순에 3차. 이렇게 하면 9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끊이지 않고 수확할 수 있다. 이 방법은 '계단식 파종'이라고 하는데, 대규모 농가에서도 사용하는 기법이다.

가을상추의 마지막 수확 시기는 첫서리가 내리기 전이다. 우리나라 중부 지역 기준으로 보통 11월 초에 첫서리가 내린다.

만약 서리 예보가 있으면, 전날 모두 수확해버리는 게 좋다. 서리 맞은 상추는 잎이 물러져서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

하지만 얇은 부직포를 덮어주면 서리를 막을 수 있다. 부직포는 1m×10m 기준 5,000원 정도로 저렴하니까, 미리 준비해두면 좋다.

가을상추는 봄이나 여름과 달리, '오래 먹는 재미'가 있다. 한 번 심어서 2-3주 간격으로 겉잎만 따 먹으면 2달 넘게 수확할 수 있다.

수확할 때는 속잎을 남겨두는 게 핵심이다. 속잎 4-5장만 남기고 바깥쪽 잎을 따면, 2주 후에 다시 새로운 잎이 자란다.

이렇게 하면 씨앗 한 봉지로 3-4개월을 먹을 수 있다.

계절별 핵심 체크리스트

여기까지 읽었다면, 당신도 이제 봄·여름·가을 상추 농사의 감을 잡았을 거다. 하지만 실제로 텃밭에 나가면 '아, 이게 맞나?' 싶은 순간이 온다.

그래서 준비했다. 계절별로 절대 잊지 말아야 할 핵심 체크리스트다.

봄(3-5월)

  • 늦서리 예보 확인: 4월 중순까지도 갑자기 영하로 떨어질 수 있음
  • 모종 정식 후 3일간 차광: 직사광선 피해 예방
  • 물 주기: 3일에 한 번, 흙 표면이 마르면 줌
  • 수확: 4월 중순-5월 말, 꽃대 올라오기 전에 모두 수확

여름(6-8월)

  • 차광막 설치: 50% 차광, 오전 10시-오후 4시 사용
  • 점적 관수: 하루 2회(아침 7시, 저녁 6시), 1회당 10분
  • 병해충 방제: 진딧물·총채벌레 주의, 7일 간격으로 목초액 살포
  • 수확: 이른 아침(6-8시), 당일 소비 분량만 수확

가을(9-11월)

  • 멀칭: 9월 초까지 검정 비닐, 이후 흰색 비닐
  • 병 방제: 노균병·균핵병 주의, 배수 철저히
  • 서리 대비: 10월 하순부터 부직포 준비
  • 수확: 겉잎만 따기, 속잎 4-5장 남기기

이 체크리스트를 프린트해서 텃밭 도구함에 붙여두면, 한 해 농사가 훨씬 수월해질 거다. 특히 '물 주기'는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이다.

상추는 겉흙이 마르면 물을 줘야 하는데, 너무 자주 주면 뿌리가 썩는다. 손가락을 2cm 정도 흙에 찔러봐서, 마르면 주고 젖어 있으면 건너뛰는 게 정답이다.

상추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관찰'이다. 10년 동안 해오면서 느낀 건, 책에 있는 이론보다 텃밭에 직접 나가서 상추의 상태를 보는 게 백 번 낫다는 거다.

잎이 축 처지면 물이 부족한 거고, 잎이 노래지면 양분이 부족한 거다. 뿌리를 뽑아보면 알 수 없는 것들을, 잎만 봐도 알 수 있다.

당신도 이번 시즌에 텃밭에 상추를 심는다면, 내가 겪었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 그리고 기억하자. 상추는 '까다롭지만, 알면 알수록 쉬워지는' 작물이다.

처음엔 실패해도 괜찮다. 나도 첫해에는 모든 상추를 꽃대 올려보내는 데 성공(?)했다.

두 번째 해부터는 조금씩 나아지더니, 지금은 한 해 300포기 이상을 무난히 키우고 있다. 텃밭에 나가서 흙을 만지고, 싹이 트는 걸 보고, 잎이 자라는 걸 보는 일. 이게 바로 농사의 매력이다.

그리고 그 매력의 시작은, 단 한 포기의 상추에서 비롯된다. 봄·여름·가을, 세 계절 동안 상추와 함께하는 시간이 당신에게도 의미 있는 경험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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