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025년 우리나라 철강업계는 건설·제조업 동반 부진, 중국산 저가 철강 유입, 그리고 탄소중립 규제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POSCO는 2024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8.5% 감소했고, 현대제철은 무려 60.6% 급감하며 실적 쇼크를 기록했습니다. 2025년에도 수요 회복이 더딘 가운데, 주요 기업들은 수소환원제철과 해외 시장 진출로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2025년 철강 수요, 왜 2년 연속 줄어드나
우리나라 철강 수요는 2024년 전년 대비 최대 3.8% 감소한 데 이어, 2025년에도 2.1% 추가 감소가 예상됩니다. 2년 연속 하락세는 구조적 수요 침체 진입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수요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건설 부문입니다. 국내 철강 수요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건설업이 'L자형 장기 부진'에 빠지면서 철근과 형강 수요가 급감했습니다. 여기에 자동차 부문도 전기차 전환 속도가 둔화되면서 판재류 수요가 줄었고, 2021-2022년 수주 물량 덕분에 버티던 조선 후판 수요도 2025년 이후 둔화될 전망입니다.
수입재 증가도 문제입니다. 중국산 저가 철강이 판재류를 중심으로 2023년까지 24% 이상 급증하며 국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습니다. 엔저까지 겹치면서 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더 약화됐습니다.
POSCO vs 현대제철, 실적 차이와 전략은 왜 다른가
같은 업종이지만 두 회사의 상황과 대응 전략은 확연히 다릅니다.
POSCO 홀딩스는 2024년 연결 매출이 전년 대비 5.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8.5%, 순이익은 35.5% 급감했습니다. 철강 부문과 이차전지 소재 부문이 동시에 부진했습니다. 2025년에는 원가 절감과 전방 산업 회복을 바탕으로 이익 반등을 기대하고 있지만,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6984억 원)보다 약 1000억 원 낮은 5957억 원에 그치며 불안 요소가 남아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더 심각합니다. 2024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0.6% 급감한 3144억 원에 불과했고, 2025년 1분기에는 적자 전환했습니다. 건설 부진과 수입재 공세의 직격탄을 맞은 셈입니다.
주요 기업별 2025년 핵심 전략
- POSCO: '2Core + New Engine' 전략.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양축 성장. HyREX 수소환원제철 데모 플랜트 착공(2027년 목표)에 약 20조 원 투자 계획. 인도 JSW그룹과 연산 500만 톤 규모 일관제철소 건설 MOU 체결.
- 현대제철: 봉형강 강화 + 고급 판재 확대 + 저탄소 전환 3대 전략. 미국 조지아주 등에 최대 10조 원 규모 전기로 신설 검토. 중국산 후판·열연강판 반덤핑 제소로 국내 시장 방어.
- 동국제강: 지주사 체제 전환 후 내실 강화. 아주스틸 인수로 건자재·프리미엄 철강 가공 밸류체인 확장. 자본적 지출(CAPEX) 최소화로 안정적 현금흐름 유지.
탄소중립, 선택이 아닌 생존 조건으로 바뀌다
EU의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과 글로벌 전방산업의 Scope 3 감축 요구는 철강업계의 탈탄소화를 필수로 만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철강업은 고로법 비중이 약 68%로 일본(76%) 다음으로 높아, 탄소중립 달성에 구조적 어려움을 안고 있습니다.
POSCO는 HyREX 기반 수소환원제철 상용화에 약 20조 원을 투자합니다. 2027년 데모 플랜트 가동을 목표로 광양 국가산단에 연산 250만 톤 규모의 대형 전기로와 스크랩 야드를 신설 중입니다. 이 전기로가 가동되면 기존 탄소 배출량을 약 3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대제철도 HyCube 수소환원 공정 개발과 함께 미국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신설을 추진 중입니다. 하지만 전기로 전환에는 여러 난관이 있습니다.
전기로 전환의 현실적 장벽
- 고철 수급 문제: 국내 연간 고철 발생량은 약 2800만 톤이나, 전기로 확대 시 공급이 부족해 수입 의존도가 높아집니다. 일본·미국 등 주요 수출국의 수출 제한 가능성도 리스크입니다.
- 전력 비용: 우리나라 산업용 전력 요금은 주요 경쟁국보다 높습니다. 전기로는 다량의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전력 요금 구조 개편과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 품질 문제: 고로법으로 생산된 철강은 자동차 외판 등 고강도 강판에 적합하지만, 전기로 강재는 일부 품질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기술 발전으로 격차는 줄고 있지만 고급 강재 분야에서는 여전히 고로법이 우위입니다.
일본제철 US스틸 인수 실패가 주는 교훈
일본제철이 2023년 발표한 US스틸 인수(약 149억 달러)는 2025년 5월 현재 좌초 위기에 처했습니다. 미국 정치권이 국가안보 명분으로 반대하면서, 경제 논리보다 정치 논리가 우선하는 글로벌 철강 시장의 현실을 보여줬습니다.
일본제철은 전략을 수정해 '지분 일부 투자' 및 140억 달러 규모의 자본 투자로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투자 형태의 진입은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대선 결과에 따라 최종 거래 형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철강업계는 이 사례에서 두 가지를 배워야 합니다. 첫째, 해외 진출 시 정치 리스크 대응 전략이 필수입니다. 둘째, 인도·동남아 등 수요 성장 지역 중심의 수출 다변화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고로에서 전기로로,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철강업의 생산 방식 변화는 단순한 기술 전환이 아닙니다. POSCO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가 위치한 경북 포항시와 전남 광양시는 철강산업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매우 높습니다.
전기로는 고로 대비 직접 고용 인원이 약 30-40% 적은 것으로 추산됩니다. 고로 가동 중단은 지역 경제와 고용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POSCO는 2024년 노사합의를 통해 고로 전환에 따른 희망퇴직과 재배치 프로그램을 합의한 바 있습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로 비중을 35% 이상으로 확대하는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하지만 친환경 전환이 기업의 부담으로만 끝나지 않도록 정부의 인프라 지원과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글로벌 철강 시장, 2025년 회복 가능성은
세계철강협회(WSA)는 2025년 세계 철강 수요가 1.2% 반등해 약 17.7억 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회복은 중국 외 지역이 주도할 것으로 보이며, 미국·EU·인도의 수요가 완만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WSA는 불확실성이 높은 회복이라고 경고합니다. 통화 긴축, 고비용, 지정학 리스크가 여전히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철강업계의 생존 조건
- 고부가가치·프리미엄 제품 개발로 차별화
- 인도·동남아 등 성장 시장 중심 수출 다변화
- 수소환원제철 기술 상용화를 통한 탄소중립 경쟁력 확보
- 정부의 전력·수소 인프라 지원과 배출권 제도 개선
Q. POSCO와 현대제철의 2025년 실적 전망은 어떤가요?
POSCO는 원가 절감과 전방 산업 회복을 바탕으로 이익 반등이 예상됩니다. 현대제철은 1분기 적자에서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수소환원제철과 해외 투자로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 합니다.
Q. 중국산 저가 철강 문제는 언제 해결될까요?
단기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입니다. 중국 내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과잉 생산 해소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대제철이 반덤핑 제소를 진행 중이며,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합니다.
Q. 철강업계 탄소중립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고로법 비중이 높아 탄소 배출량이 큰 데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입니다. 수소 가격 안정화와 대규모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하며, 전기로 전환 시 고철 수급과 전력 비용 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