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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 시기,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야 정답이 보인다
처음 들깨 농사를 시작했을 때, 인터넷에 떠도는 "10월 초중순이 수확 적기"라는 말만 믿었다가 큰 코 다쳤다. 2021년, 추석 직후 서둘러 베어낸 들깨는 꼬투리 속 알이 절반도 차지 않은 상태였다.
반면, 이웃 농부는 10월 말까지 기다렸다가 수확해 알이 꽉 찬 들깨를 얻었다. 그 차이는 무려 수확량 30% 이상이었다.들깨 수확 시기는 단순한 달력 날짜가 아니다. 내가 직접 확인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들깨 꼬투리와 줄기 색깔 변화다.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들깨밭을 매일 관찰해보면, 아래쪽 잎부터 누렇게 변하기 시작한다. 전체 줄기의 70% 정도가 갈색으로 변하고, 꼬투리가 회갈색으로 익어갈 때가 바로 수확 타이밍이다.특히 주의할 점은 들깨 꼬투리를 손으로 비벼보는 것이다. 알이 단단하게 여물었는지, 껍질에서 쉽게 분리되는지 확인해야 한다.2022년에는 이 방법으로 판단해 10월 7일에 수확했는데, 그해 10월 중순에 갑작스러운 비가 쏟아져 수확을 미룬 농가들은 상당한 손실을 봤다. 기상 조건도 무시할 수 없다.우리나라 중부지방 기준으로, 들깨는 보통 5월 하순에 직파하거나 6월 초 모종을 심는다. 파종 후 약 130-140일이 지나면 수확이 가능하다.하지만 매년 기온과 강수량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지역이라도 수확 시기가 1-2주 차이가 난다.| 수확 시기 판단 요소 | 설명 | 확인 방법 |
|---|---|---|
| 줄기 색깔 | 전체 줄기의 70% 이상 갈변 | 육안 관찰 |
| 꼬투리 상태 | 회갈색, 손으로 비볐을 때 알이 단단함 | 촉각 확인 |
| 잎 상태 | 아래쪽 잎부터 낙엽 시작 | 육안 관찰 |
| 기상 조건 | 수확 후 일주일간 비 예보 없음 | 기상청 예보 확인 |
| 품종 차이 | 조생종(9월 말), 만생종(10월 중순) | 종자 구매 시 정보 확인 |
내 경험상, 비 온 직후보다는 일주일 이상 맑은 날이 지속된 후 아침 이슬이 있는 상태에서 수확하는 게 최고다. 이슬이 마르면 꼬투리가 쉽게 터져 알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2023년에는 이슬 마른 오후에 수확했다가 땅에 떨어진 들깨만 5kg 가까이 손실 봤다.베는 방법, 도구 선택이 수확량을 결정한다
들깨 베기는 생각보다 까다로운 작업이다. 처음엔 손으로 뽑는 게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들깨 뿌리는 생각보다 단단해서, 힘으로 뽑다 보면 줄기가 부러지거나 알이 툭툭 떨어진다. 2021년, 손으로 뽑다가 10a 기준으로 15% 정도 손실을 본 경험이 있다.낫을 사용한 수확이 전통적인 방법이지만, 요즘은 전기가위나 전동가위를 많이 쓴다. 낫은 한 번에 여러 줄기를 베기 어렵고, 손목에 무리가 간다.반면 전동가위는 3-5줄기를 한 번에 자를 수 있어 작업 속도가 2배 이상 빠르다. 가격은 5만원-15만원까지 다양하지만, 300평 이상 재배한다면 투자할 만하다.베는 높이도 중요하다. 땅에서 10-15cm 정도 남기고 자르는 것이 포인트다.너무 낮게 자르면 흙이 묻어 품질이 떨어지고, 너무 높게 자르면 아랫부분 꼬투리를 놓친다. 이 부분을 잘못해서 2022년에는 수확량의 10%를 추가로 잃었다.베어낸 들깨는 바로 세워서 말리는 게 아니라, 비닐이나 포장천 위에 눕혀서 운반해야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들깨단을 너무 많이 쌓지 않는 것이다.한 번에 10-15cm 두께로 쌓아야 공기가 통하고, 아래쪽에서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다.| 베는 도구 | 장점 | 단점 | 추천 상황 |
|---|---|---|---|
| 낫 | 저렴(1만원 이하), 정밀 작업 가능 | 작업 속도 느림, 손목 부담 | 100평 이하 소규모 |
| 전기가위 | 중간 가격(3-8만원), 속도 빠름 | 배터리 관리 필요 | 100-300평 중규모 |
| 전동가위 | 빠른 속도, 최소한의 노동력 | 고가(10만원 이상), 무거움 | 300평 이상 대규모 |
| 손으로 뽑기 | 도구 불필요 | 손실률 높음, 힘 소모 큼 | 극소량 재배 |
베는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아침 6시-8시 사이, 이슬이 마르기 전에 작업을 마치는 게 이상적이다.
이슬이 있는 상태에서는 꼬투리가 덜 건조해 알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2023년에는 일출 전부터 작업을 시작해 오전 10시까지 마쳤는데, 손실률이 거의 0%에 가까웠다.말리기, 햇볕과 그늘 사이의 줄타기
수확한 들깨를 어떻게 말리느냐에 따라 최종 품질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에는 햇볕에 널어 말리면 빨리 마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사광선에 노출된 들깨는 껍질이 너무 빨리 건조해져서 터는 과정에서 알이 깨지거나 기름 성분이 변질됐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늘진 곳에서 바람이 잘 통하도록 말리는 것이다.헛간이나 창고가 있다면 그곳이 최적이다. 없을 경우, 볕이 약한 아침에만 햇볕을 쬐고 오후에는 그늘로 옮기는 게 차선책이다.말리는 동안 들깨단을 사선으로 세워서 공기 순환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 바닥에 바로 눕히면 아래쪽에 습기가 차서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두둑 경사면을 활용하면 자연스럽게 사선으로 세울 수 있다. 2022년에는 이 방법으로 일주일 만에 수분 함량을 12% 이하로 낮췄다.주기적으로 들깨단을 뒤집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2-3일에 한 번씩 위아래를 바꿔주면 고르게 마른다.2021년에는 이걸 소홀히 해서 바닥 쪽에서 곰팡이가 핀 들깨가 20%나 나왔다. 그해 들기름에서 곰팡이 냄새가 났던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말리기 방법 | 소요 시간 | 장점 | 단점 | 품질 영향 |
|---|---|---|---|---|
| 직사광선 노출 | 3-4일 | 빠름 | 껍질 균열, 품질 저하 | 중간 이하 |
| 그늘 자연 건조 | 7-10일 | 품질 최상 | 시간 소요, 공간 필요 | 최상 |
| 햇볕+그늘 병행 | 5-7일 | 균형적 | 관리 번거로움 | 우수 |
| 건조기 활용 | 2-3일 | 빠름, 대량 가능 | 초기 투자 비용 | 우수(온도 조절 시) |
날씨가 불안정할 때는 비닐하우스나 차양막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2023년 10월, 갑작스러운 장마가 예보됐을 때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깨단을 옮겼다.
비에 젖지 않아서 곰팡이 걱정 없이 말릴 수 있었다. 다만,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가 40도 이상 올라가면 품질이 나빠지므로 환기를 자주 해줘야 한다.털기, 이슬 머금은 아침이 황금 시간이다
말리기가 끝난 들깨를 터는 작업, 이게 진짜 고역이다. 처음에는 그냥 손으로 비볐다가 손바닥이 벌개지고 물집이 잡혔다.
2021년, 300평짜리 밭에서 수확한 들깨를 혼자 손으로 털었는데, 일주일 내내 손이 아파 아무것도 못했다. 털기 작업의 핵심은 수분 조절이다.들깨가 완전히 마른 상태에서 털면 껍데기가 같이 떨어져서 품질이 떨어진다. 반면, 아침 이슬에 살짝 젖은 상태(수분 함량 15% 내외)에서 털면 알만 깨끗하게 분리된다.바닥 준비도 중요하다. 먼저 비닐을 깔고, 그 위에 갑바천(마대나 광목천)을 깔고, 다시 망(체)을 깔아야 한다.이렇게 3중 구조로 하면 들깨 알은 망 아래로 떨어지고, 껍데기와 줄기는 위에 남는다. 2022년에는 이 방법으로 작업 효율이 3배 이상 올랐다.도구를 활용하면 노동력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나는 2023년부터 플라스틱 빗자루(소위 '나무 빗자루'라고 부르는 것)를 사용했다. 들깨단을 망 위에 올려놓고 빗자루로 두드리면 알이 떨어진다.손으로 털 때보다 시간이 1/3로 줄었다. 다른 농부들은 고무망치나 나무 방망이를 사용하기도 한다.| 털기 방법 | 소요 시간(10a 기준) | 손실률 | 품질 | 추천 상황 |
|---|---|---|---|---|
| 손으로 비비기 | 8-10시간 | 5% | 최상 | 소량(10a 미만) |
| 빗자루로 두드리기 | 3-4시간 | 3% | 우수 | 중량(10-30a) |
| 고무망치 사용 | 4-5시간 | 4% | 우수 | 모든 규모 |
| 기계 털기 | 1-2시간 | 2% | 보통 | 대량(50a 이상) |
털기가 끝난 후 이물질 제거는 선풍기나 송풍기(브로워)를 이용한다. 들깨 알을 바구니에 담고 선풍기 바람을 약하게 쐬면 껍데기와 먼지만 날아간다.
바람이 너무 강하면 들깨 알도 날아가므로 주의해야 한다. 나는 2022년에 이걸 잘못 조절해서 3kg 정도를 잃었다.씻기와 보관, 마지막 단계가 진짜 고수
털어낸 들깨에는 먼지와 껍데기 조각이 섞여 있다. 반드시 물에 씻어야 한다. 처음에는 이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기름을 짰는데, 들기름에서 밋밋한 맛이 났다.
씻지 않은 들깨로 짠 기름은 색도 탁하고, 저장 중에 산패가 빨리 진행됐다. 씻는 방법은 간단하다.큰 대야에 물을 받고 들깨를 부은 후, 손으로 살살 저어준다. 떠오르는 껍데기와 이물질은 체로 건져낸다.이 과정을 2-3번 반복하면 깨끗해진다. 2023년에는 이 과정을 꼼꼼히 해서 기름 품질이 확실히 좋아졌다.씻은 들깨는 햇볕이나 건조기로 완전히 말려야 한다. 수분이 남아 있으면 보관 중 곰팡이가 생기거나 썩는다. 나는 햇볕에 2-3일 더 말린 후, 수분 측정기로 10% 이하인지 확인한다.수분 함량이 12%를 넘으면 보관 중 변질 위험이 크다. 보관 용기는 밀폐 용기가 가장 좋다.비닐봉지는 습기가 차기 쉽고, 종이 자루는 벌레가 들어갈 수 있다. 나는 20kg짜리 스테인리스 통을 사용하는데, 1년 넘게 보관해도 신선함이 유지된다.직사광선을 피하고 서늘한 곳(15도 이하)에 보관하는 게 핵심이다.| 보관 방법 | 보관 기간 | 장점 | 단점 | 추천 상황 |
|---|---|---|---|---|
| 밀폐 용기(스테인리스) | 1년 이상 | 최상의 보관성 | 초기 비용 | 장기 보관 |
| 밀폐 용기(플라스틱) | 6-12개월 | 가벼움, 저렴 | 변형 가능성 | 단기 보관 |
| 지퍼 백 | 3-6개월 | 간편함 | 공기 접촉 위험 | 소량 보관 |
| 진공 포장 | 2년 이상 | 최장 보관 | 장비 필요 | 대량 장기 보관 |
들기름을 직접 짜려면 씻어 말린 들깨를 방앗간에 가져가면 된다. 이때, 들깨 자루가 터지지 않도록 이중 포장하는 게 좋다. 나는 2021년에 비닐봉지 하나만 사용했다가 중간에 터져서 방앗간 바닥에 들깨를 쏟은 경험이 있다.
국산 들깨 1kg으로 짤 수 있는 들기름은 약 350-400ml다. 시중에 파는 중국산 들기름(보통 1리터에 1만원 내외)과 비교하면, 우리 땅에서 키운 들깨로 만든 기름은 맛과 향이 완전히 다르다.가격은 2-3배 비싸지만, 한 번 맛보면 다시는 중국산을 사지 않게 된다.마치며
들깨 농사는 수확부터 들기름 완성까지, 각 단계에서의 세심함이 수확량과 품질을 결정한다. 수확 시기를 놓치면 알이 떨어지고, 잘못 말리면 곰팡이가 피고, 털기 방법이 틀리면 손실이 커진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을 하나하나 경험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는, 시행착오를 겪은 만큼 값지다. 올해도 10월 초가 되면, 나는 아침 이슬을 맞으며 들깨밭으로 향할 것이다.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내년에는 직접 기른 들깨로 들기름을 짜는 기쁨을 누릴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