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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초, 장마가 끝나갈 무렵 텃밭을 바라보면 왠지 모를 초조함이 밀려온다. 봄에 심었던 상추는 벌써 꽃대가 올라왔고, 열무는 금세 억세졌다.
이맘때쯤 많은 분들이 "이제 뭘 심어야 하나"라는 고민에 빠진다. 나도 3년 전까지만 해도 7월 중순이면 텃밭 절반이 텅 빈 채로 방치되곤 했다.그런데 몇 가지 핵심 품종만 제대로 골라도 가을까지 알찬 수확을 이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무더위에도 아삭한 식감을 유지하는 배추과 작물
7월 텃밭의 최대 난제는 더위다. 한낮 온도가 35도를 넘나드는 날씨에 일반 배추는 금세 꽃대가 올라오거나 벌레의 먹이가 되기 십상이다.
지난해 7월 초, 동네 주말농장에서 만난 60대 김 선생님은 "여름배추는 포기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며 혀를 차셨다. 하지만 실제로 농촌진흥청의 2024년 하계 채소 적응성 시험 결과를 보면, 특정 품종은 35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엽수가 20매 이상 유지되며 정상 결구가 가능했다.여기서 주목할 품종은 '여름찬'과 '고랭지 여름배추'다. '여름찬'은 2022년 육성된 품종으로, 기존 여름배추 대비 추대율이 60% 이상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실제로 내가 지난해 7월 10일에 심었던 '여름찬'은 9월 초까지 무른 잎 하나 없이 단단한 결구를 유지했다. 반면 옆 텃밭의 일반 '춘광' 배추는 8월 중순부터 속이 터져 나가기 시작했다.| 품종명 | 파종 적기 | 수확까지 소요일 | 고온 적응성 | 주요 특징 |
|---|---|---|---|---|
| 여름찬 | 7월 초-중순 | 55-60일 | 상 (35도 이상에서도 결구) | 추대 저항성 우수, 진녹색 잎 |
| 고랭지 여름배추 | 7월 중순-말 | 50-55일 | 중상 (30도까지 안정적) | 속 노란색이 선명, 단맛 강함 |
| CR여름황 | 7월 초-중순 | 60-65일 | 중 (뿌리혹병에 강함) | 병 저항성 특화, 식감 아삭 |
| 여름백 | 7월 말-8월 초 | 45-50일 | 하 (고온에서 연부 발생) | 속성 재배용, 결구가 다소 느슨 |
품종 선택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건 뿌리혹병 저항성이다. 7월 텃밭은 토양 온도가 높아 뿌리혹병균이 활발하게 증식하는 시기다.
'CR여름황'은 이 병에 대한 저항성이 입증된 품종인데, 대신 수확량이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가격도 일반 품종 대비 20%가량 비싸다.하지만 병에 걸려 전량 폐기하는 것보다는 낫다. 내가 추천하는 전략은 두 품종을 7:3 비율로 섞어 심는 것이다.주력으로 '여름찬'을 심고, 30%는 'CR여름황'을 섞어 심으면 병 발생 시에도 전체 수확량이 급감하는 걸 막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이 방식을 적용한 텃밭은 옆 구역에 비해 최종 수확량이 40% 더 많았다.그늘에서도 꿋꿋이 자라는 근채류의 비밀
7월 중순, 장마가 지나고 나면 텃밭에 그늘이 생기기 시작한다. 키 큰 옥수수나 토마토가 햇빛을 가리면서 땅 표면의 온도는 낮아지지만, 광합성 효율도 함께 떨어진다.
이런 환경에 강한 작물이 바로 근채류다. 특히 무와 당근은 지상부보다 지하부가 자라는 작물이라 부분적인 차광에도 수확량이 크게 줄지 않는다.작년 7월 15일, 나는 반 그늘진 텃밭 구석에 '서울청피' 무와 '홍심무'를 심었다. 서울청피는 껍질이 연한 초록색으로 매운맛이 적고 아삭함이 오래 가는 품종이다.그런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었다. 8월 초 폭우가 쏟아지면서 배수구가 막혀 물이 고였고, 무가 물러버릴 뻔했다.다행히 서울청피는 습해에 비교적 강한 편이라 80%는 건졌다.| 작물 | 품종명 | 그늘 적응도 | 습해 저항성 | 평균 무게 | 재배 난이도 |
|---|---|---|---|---|---|
| 무 | 서울청피 | 상 | 중상 | 800-1000g | 하 |
| 무 | 홍심무 | 중 | 중 | 600-800g | 중 |
| 당근 | 흑전5촌 | 상 | 상 | 150-200g | 중상 |
| 당근 | 베타리치 | 중하 | 중 | 200-250g | 상 |
당근의 경우 '흑전5촌'이 7월 파종에 가장 안정적이라는 게 내 경험이다. 이 품종은 일본에서 도입된 고온기용 당근으로, 일반 당근보다 발아율이 15%가량 높다.
다만 당근 특유의 향이 약하고 단맛이 덜하다는 평이 있다. 반면 '베타리치'는 당도가 높아 생식용으로 좋지만, 고온기 재배 시 뿌리가 갈라지는 '열근'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파종 깊이다. 당근은 일반적으로 0.5cm 깊이로 파종하라고 알려져 있다.하지만 7월 텃밭에서는 1-1.5cm로 조금 더 깊게 심는 게 유리하다. 표면 온도가 40도 가까이 올라가면 씨앗이 발아 과정에서 열충격을 받아 발아율이 30% 이상 떨어진다.깊게 심으면 흙이隔热 역할을 해서 발아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고온기 발아율 90%를 보장하는 엽채류 선택법
엽채류는 7월 텃밭에서 가장 까다로운 작물 중 하나다. 상추는 고온에 약해 금세 꽃대가 올라오고, 시금치는 25도만 넘어가도 발아가 제대로 안 된다.
그런데 정작 텃밭을 찾는 분들 중 80%는 "그냥 상추나 심지"라는 생각으로 접근한다. 이렇게 되면 8월 초부터 텃밭이 비어 보이기 시작한다.이 문제를 해결할 작물이 바로 근대와 치커리다. 근대는 30도를 넘는 온도에서도 끄떡없이 자라는 대표적인 내서성 엽채류다.특히 '백색줄기 근대'는 잎자루가 하얗고 두꺼워 식감이 아삭하다. 7월 5일에 심으면 20일 후부터 수확이 가능하고, 9월 말까지 계속해서 새 잎이 나온다.| 작물 | 품종명 | 발아 최적온도 | 고온 발아율 | 수확 기간 | 추대 저항성 |
|---|---|---|---|---|---|
| 근대 | 백색줄기 | 20-25도 | 85% | 7월-10월 | 상 |
| 치커리 | 로메인형 | 18-22도 | 80% | 8월-11월 | 중상 |
| 케일 | 스카치블루 | 15-25도 | 75% | 8월-이듬해 3월 | 상 |
| 아마란스 | 레드폭스 | 25-35도 | 95% | 7월-9월 | 매우 높음 |
치커리 중에서도 '로메인형 치커리'는 7월 파종에 최적화된 품종이다. 일반 치커리가 고온에서 쓴맛이 강해지는 반면, 로메인형은 쓴맛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잎이 두꺼워 샐러드용으로 인기가 좋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치커리 씨앗은 24시간 동안 냉장고에서 저온 처리한 후 파종하면 발아율이 20%가량 올라간다. 케일은 7월 텃밭의 숨은 보석이라고 할 수 있다.'스카치블루' 품종은 잎이 청보라색을 띠는데, 7월에 심으면 9월부터 수확이 시작되어 겨울까지 이어진다. 특히 서리가 내린 후 단맛이 배가되는 특성이 있어, 11월 수확한 케일은 7월 수확분보다 당도가 3배 이상 높아진다.콩과 작물로 텃밭 토양을 살리는 지혜
7월 텃밭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물이 바로 콩이다. 콩은 질소 고정 능력이 있어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고, 다음 작물의 생육을 돕는다.
또 콩과 식물은 뿌리가 깊게 내려 토양을疏松하게 해주기 때문에, 7월에 심어 가을에 수확하면 텃밭 전체의 물리성이 개선된다. 지난해 7월 10일, 나는 '서리태'와 '백태'를 각각 5평씩 심었다.서리태는 100g당 1,500원 정도로 시중에서도 꽤 비싸게 팔리는 품종이다. 그런데 수확량이 백태의 60% 수준에 그쳤다.알고 보니 서리태는 일조량이 충분해야 알이 굵어지는데, 7월 말부터 잦은 비가 오면서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작물 | 품종명 | 파종-수확 | 단위면적당 수확량 | 가격(100g) | 병 저항성 |
|---|---|---|---|---|---|
| 콩 | 서리태 | 7월 초-10월 중순 | 1.5kg/3.3㎡ | 1,500원 | 중 (탄저병에 약함) |
| 콩 | 백태 | 7월 초-10월 말 | 2.5kg/3.3㎡ | 800원 | 상 |
| 팥 | 홍언 | 7월 중순-10월 말 | 1.2kg/3.3㎡ | 2,000원 | 중상 |
| 땅콩 | 풍안 | 7월 초-10월 말 | 1.8kg/3.3㎡ | 2,500원 | 상 |
여기서 중요한 건 지역별 재배 가능 기간이다. 콩은 서리가 내리기 전에 수확해야 하는데, 중부 지방 기준으로 10월 중순이 마지노선이다.
따라서 7월 초에 심어야 안정적인 수확이 가능하다. 7월 말에 심으면 서리가 내리기 전에 완전히 익지 못할 위험이 크다.팥은 콩보다 생육 기간이 10-15일 정도 짧아 7월 중순에도 충분히 재배할 수 있다. '홍언' 품종은 팥 중에서도 고온 적응성이 뛰어나 7월 텃밭에 적합하다.다만 팥은 꼬투리가 익는 시기가 불규칙해서 2-3회에 나눠 수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땅콩은 콩과 작물 중에서도 토양 개량 효과가 가장 크다.뿌리에 형성되는 뿌리혹박테리아의 질소 고정량이 콩의 1.5배에 달한다. '풍안' 품종은 알이 굵고 껍질이 얇아 까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다만 땅콩은 수확 후 건조 과정이 중요해서, 10월 중순 수확 후 2주 정도 말려야 보관이 가능하다.텃밭에 생기를 불어넣는 덩굴성 작물의 매력
7월 텃밭에 심는 덩굴성 작물은 단순히 수확량을 늘리는 걸 넘어 텃밭의 입체적 활용도를 높여준다. 여주와 차조기가 대표적이다.
여주는 쓴맛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지만, 혈당 조절 효과가 입증되면서 건강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차조기는 잎을 쌈으로 먹거나 장아찌로 담그면 일품이다.지난해 7월 5일, 텃밭 서쪽 울타리에 여주 모종 3개를 심었다. 처음에는 "이걸 누가 먹나" 싶었는데, 8월 중순부터 열리기 시작한 열매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났다.9월 초까지 하루에 5-6개씩 수확했고, 이웃집에 나눠주고도 남을 정도였다. 여주는 특히 골드 레이디라는 품종이 쓴맛이 덜하고 육질이 두꺼워 인기가 좋다.| 작물 | 품종명 | 파종-수확 | 예상 수확량(주당) | 주요 영양 성분 | 재배 특징 |
|---|---|---|---|---|---|
| 여주 | 골드 레이디 | 7월 초-9월 말 | 3-4kg | 비타민 C, 모모르데신 | 내서성 강함, 그늘에서도 착과 |
| 차조기 | 청차조기 | 7월 초-10월 초 | 잎 200-300장 | 로즈마린산, 베타카로틴 | 직파보다 모종 이식 추천 |
| 덩굴호박 | 애호박(덩굴형) | 7월 초-9월 중순 | 8-10개 | 칼륨, 식이섬유 | 넓은 공간 필요 |
| 열매채소 | 오크라 | 7월 초-10월 초 | 15-20개 | 점질 섬유소, 엽산 | 꼬투리 길이 5-7cm 수확 |
차조기는 7월 텃밭에서 가장 감각적인 작물 중 하나다. 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이 모기를 쫓아주는 효과가 있어, 텃밭에 심어두면 다른 작물에 해충이 덜 꼬인다.
특히 청차조기는 잎이 연하고 향이 은은해서 쌈채소로 인기가 높다. 다만 차조기는 발아율이 낮고 생육 초기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7월에는 모종을 구입해 심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덩굴호박은 7월 텃밭의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해준다. 일반 호박이 땅을 넓게 차지하는 반면, 덩굴성 호박은 지지대를 세워 수직 재배가 가능하다.'애호박(덩굴형)'은 7월에 심어도 8월 중순부터 수확이 시작되는 속성 품종이다. 다만 열매가 많이 달리면 영양분이 분산되어 크기가 작아질 수 있으므로, 주당 3-4개 정도로 적과해주는 게 좋다.오크라는 7월 텃밭에서 가장 핫한 작물로 떠오르고 있다. 점질 섬유소가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가 높고, 재배도 비교적 쉽다.7월 초에 심으면 8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꾸준히 수확할 수 있다. 수확 시기는 꼬투리 길이가 5-7cm일 때가 가장 부드럽다.너무 크게 키우면 질겨져서 식감이 떨어진다.수확량을 두 배로 늘리는 품종 선택의 마지막 비밀
지금까지 7월 텃밭에 적합한 12가지 작물과 품종을 살펴봤다. 그런데 실제로 텃밭에서 수확량을 두 배로 늘리는 비결은 단순히 품종만 고르는 게 아니다.
품종과 재배 환경의 조화가 가장 중요하다. 내가 지난 5년간 텃밭을 운영하면서 깨달은 점은, 7월 텃밭의 성패는 파종 시기와 품종 선택의 타이밍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같은 품종이라도 7월 초에 심느냐, 7월 말에 심느냐에 따라 수확량이 2배 이상 차이 난다. 예를 들어 '여름찬' 배추는 7월 초에 심으면 9월 초에 수확할 수 있지만, 7월 말에 심으면 10월 중순에 수확해야 한다.이렇게 되면 서리 피해를 입을 위험이 커진다.| 시기 | 적합 품종 | 파종 방법 | 수확 예상월 | 주의사항 |
|---|---|---|---|---|
| 7월 초(1-10일) | 여름찬, 서울청피, 서리태, 골드 레이디 | 직파 또는 모종 이식 | 8월 하순-10월 초 | 장마 대비 배수로 정비 |
| 7월 중순(11-20일) | 고랭지 여름배추, 흑전5촌, 로메인형 치커리 | 모종 이식 권장 | 9월 초-10월 중순 | 고온 건조 시 물 관리 철저 |
| 7월 말(21-31일) | CR여름황, 백태, 청차조기 | 모종 이식 | 9월 중순-10월 말 | 늦서리 대비 보온 준비 |
또 하나 중요한 건 토양 관리다. 7월 텃밭은 6월까지 자란 작물이 토양 속 영양분을 많이 소모한 상태다.
따라서 새로운 작물을 심기 전에 퇴비나 유기질 비료를 충분히 넣어줘야 한다. 내 경우 1㎡당 잘 부숙된 퇴비 2kg과 계분 500g을 기본으로 넣고, 추가로 인산과 칼리 성분이 많은 골분을 소량 섞어준다.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7월 텃밭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작년에 성공한 품종이 올해도 똑같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기후 조건, 병충해 발생, 토양 상태 등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오히려 매년 다른 품종을 시도하면서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노하우를 쌓는 길이다.자, 이제 7월 텃밭에 어떤 작물을 심을지 감이 오시나요? 다음에는 8월 텃밭 관리법, 특히 장마 후 발생하는 병충해 대처법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보려 한다. 7월에 심은 작물들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는 핵심 정보가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