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 심는 시기, 3월보다 늦어도 수확량 차이 나는 이유

2026-05-24 · Uncategorized · 읽는데 14분

녹두 심는 시기, 3월보다 늦어도 수확량 차이 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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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녹두와 그루녹두, 시기 선택이 수확을 결정한다

작년 봄, 나는 텃밭에 녹두를 심겠다고 마음먹고 3월 중순에 씨앗을 뿌렸다. 결과는 처참했다.

발아율이 30%도 안 됐고, 겨우 자란 몇 포기는 병에 걸려 시들시들했다. 이웃 텃밭의 김씨 아저씨는 6월 초에 심었는데 녹두가 주렁주렁 열렸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지?" 싶어 농촌진흥청 자료를 뒤져보니, 녹두의 파종 적기는 4월 중하순(봄녹두)과 6월 하순-7월 중순(그루녹두)이라고 적혀 있었다. 왜 3월은 안 될까? 녹두는 따뜻한 기후를 좋아하는 작물이다.

원산지가 인도 지방이라서 그런지, 씨앗이 싹 트는 최저 온도가 15℃ 정도다. 3월 우리나라 땅 온도는 아침저녁으로 5-8℃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씨앗이 땅속에서 썩거나, 싹이 나도 냉해를 입기 십상이다. 반면 4월 중순 이후부터는 지온이 안정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발아율이 급격히 높아진다.

실제로 농촌진흥청의 시험 재배 결과를 보면, 3월 하순 파종 대비 4월 중순 파종에서 수확량이 무려 40% 이상 증가했다. 단순히 '일찍 심으면 잘 자란다'는 개념이 녹두에는 통하지 않는 이유다.

파종 시기 평균 발아율 10a당 수확량(kg) 미숙립 비율
3월 하순 35% 85 28%
4월 중순 78% 145 12%
5월 상순 82% 152 10%
6월 상순 88% 168 8%
7월 상순 72% 112 22%

표에서 보듯, 6월 상순이 가장 높은 수확량을 보였다. 하지만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7월 상순에 심으면 수확량이 급감한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녹두는 생육 기간이 70-80일 정도 필요한데, 7월에 늦게 심으면 가을 기온이 떨어지면서 꼬투리가 제대로 여물지 못하기 때문이다.

품종 선택이 반은 먹고 들어간다

녹두 씨앗을 사려고 시장에 가면 생각보다 다양한 품종이 있어서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런데 아무 품종이나 골랐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다.

용도에 따라 품종을 달리해야 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숙주나물을 키울 목적이라면 '소선녹두'를 추천한다. 이 품종은 현재 보급되는 녹두 중 가장 알이 작다.

작은 알이 숙주로 자라면 줄기가 가늘고 연해서 식감이 아주 좋다. 반면 빈대떡이나 청포묵을 만들 거라면 '남평녹두'나 '금성녹두'가 좋다.

알이 중간 크기면서 전분 함량이 높아 묵이 잘 응고된다. 흥미로운 점은 '장안녹두'다.

이 품종은 병충해뿐 아니라 바구미에도 저항성이 있다. 녹두 보관 중 가장 짜증 나는 게 바구미인데, 장안녹두는 저장성이 좋아서 소량씩 오래 먹기에 안성맞춤이다.

다만 알이 다소 커서 숙주용으로는 부적합하다. 가격대를 비교해보면, 소선녹두가 1kg당 12,000-15,000원으로 가장 비싸다.

남평녹두는 8,000-10,000원, 장안녹두는 10,000-12,000원 선이다. 일반 녹두(선화녹두)가 6,000-8,000원인 걸 감안하면 두 배 가까이 차이 난다.

하지만 수확량을 고려하면 비싼 품종이 오히려 경제적일 수 있다.

품종 알 크기 10a당 수확량(kg) 주요 용도 바구미 저항성
선화녹두 대립 120 빈대떡, 묵 약함
남평녹두 소립 175 다용도 보통
금성녹두 중립 168 직립형 재배 강함
장안녹두 대립 155 저장용 매우 강함
소선녹두 초소립 145 숙주나물 강함
삼강녹두 중립 160 병충해 방어 강함

작년에 나는 선화녹두를 3월에 심었다가 망한 뒤, 6월에 남평녹두로 다시 도전했다. 수확량이 두 배 가까이 차이 났다.

단순히 심는 시기 문제만이 아니라 품종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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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종 깊이와 간격, 멀칭의 효과

녹두 파종할 때 '적당히' 하면 큰코다친다. 나도 처음에는 '그냥 콩 심듯 하면 되겠지' 하고 대충 5cm 깊이로 심었다.

결과는? 발아율이 50%도 안 됐다. 농촌진흥청 자료를 보면 파종 깊이는 3-4cm가 적정하다고 나온다.

너무 깊으면 싹이 땅을 뚫고 나오지 못하고, 너무 얕으면 새나 쥐가 씨앗을 파먹는다. 재식 간격도 중요하다.

주간 20-25cm, 줄 간격 40-50cm가 표준이다. 너무 좁게 심으면 통풍이 안 돼 병이 생기고, 너무 넓으면 땅심을 다 못 쓰고 잡초만 무성해진다.

주당 4립씩 점파하고, 싹이 난 후 2개만 남기고 솎아주는 게 정석이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 하나. 비닐 멀칭을 하면 수확량이 54%나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출현율도 16% 높아진다. 멀칭을 하면 토양 온도가 2-3℃ 올라가고 수분 증발이 억제되며 잡초도 막아준다.

특히 봄녹두를 일찍 심을 때 멀칭 효과가 극대화된다. 다만 멀칭 비닐 가격이 10a당 약 5만 원 정도 든다.

증수되는 양을 계산해보면, 10a당 평균 수확량 150kg 기준으로 54%면 81kg이 늘어난다. 녹두 시세가 kg당 8,000원이면 648,000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한다.

투자 대비 효과가 확실하다.

재배 방법 출현율 10a당 수확량(kg) 증수율 추가 비용(10a당)
노지 직파 72% 109 기준 0원
비닐 멀칭 88% 168 +54% 50,000원
고휴재배 80% 145 +33% 30,000원
멀칭+고휴 92% 182 +67% 80,000원

나는 올해 멀칭 재배를 해봤다. 4월 중순에 남평녹두를 심었는데, 5월 초에 싹이 90% 이상 올라왔다.

멀칭 안 한 이랑은 65% 정도만 올라왔다. 차이가 확연했다.

토양과 물 관리, 연작의 함정

녹두는 콩과 식물이지만 생각보다 까다롭다. 특히 습해에 약하다.

배수가 불량한 땅에 심으면 뿌리가 썩거나 생육이 부진해진다. 그래서 고휴재배(두둑을 높여 심는 방법)가 추천된다.

토양 산도(pH)도 중요하다. 녹두는 pH 6.0-6.5의 약산성 토양에서 가장 잘 자란다.

너무 산성(pH 5.5 이하)이면 생육이 억제되고, 알칼리성(pH 7.5 이상)이면 철분 흡수가 안 돼 잎이 노래진다. 심기 전에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토양 분석을 의뢰해보는 게 좋다.

보통 2주 안에 결과가 나오고, 석회나 규산질 비료를 얼마나 줘야 하는지 알려준다. 표준 시비량은 10a당 질소 4kg, 인산 7kg, 가리 6kg이다.

전량 기비로 준다. 그런데 생육이 부진하면 개화기와 개화 15일 후에 질소 추비를 10a당 2kg씩 해주면 수량이 늘어난다.

다만 질소를 너무 많이 주면 잎만 무성해지고 열매가 잘 안 맺히니 주의해야 한다. 가장 치명적인 게 연작 피해다.

녹두는 같은 자리에 연달아 심으면 병이 급증한다. 최소 3-4년 간격으로 돌려짓기를 해야 한다.

콩과 달리 연작에 매우 취약한 작물이다. 실제로 한 농가에서 2년 연속 같은 밭에 녹두를 심었더니, 갈색무늬병 발생률이 3배로 뛰고 수확량이 반으로 줄었다는 사례가 있다.

토양 조건 적정 pH 표준 시비량(10a당, kg) 연작 한계
사질양토 6.0-6.5 질소 4, 인산 7, 가리 6 4년 이상
식양토 6.2-6.8 질소 3, 인산 6, 가리 5 5년 이상
산성토양(pH 5.5↓) 석회 시용 후 6.0↑ 질소 5, 인산 8, 가리 7 3년 이상
알칼리토양(pH 7.5↑) 유기물 시용 질소 3, 인산 5, 가리 4 4년 이상

병해충과의 전쟁

녹두 키우다 보면 병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가장 흔한 게 갈색무늬병이다.

잎에 갈색 반점이 생기면서 점점 번지고, 심하면 잎이 떨어진다. 특히 개화기와 협비대기(꼬투리가 굵어지는 시기)에 발생이 잦다.

예방이 최고다. 개화시와 협비대기에 베노밀수화제 1,000배액을 살포하면 갈색무늬병, 흰가루병, 녹병까지 한 번에 방제된다.

충해 중에는 팥나방과 콩명나방이 문제다. 애벌레가 꼬투리 속으로 들어가 씨앗을 갉아먹는다.

피해를 입은 녹두는 구멍이 뚫리거나 모양이 일그러져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 방제 시기는 개화기와 착협기(꼬투리가 맺히는 시기)다.

적용 약제를 살포하되, 수확 30일 전에는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잡초와의 싸움도 만만치 않다.

녹두는 초기 생육이 느려서 잡초에 밀리기 쉽다. 그런데 문제는 녹두에 등록된 제초제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농약사에서 추천하는 토양처리제를 써도 안전성이 완전히 검증된 게 아니다. 결국 인력 제초가 가장 확실하다.

파종 후 20일까지는 주 1회 이상 제초해줘야 한다.

병해충 발생 시기 주요 증상 방제 방법
갈색무늬병 개화기-협비대기 잎에 갈색 반점 베노밀수화제 1,000배액
흰가루병 생육 중기 잎에 흰 가루 베노밀수화제 1,000배액
녹병 생육 후기 잎 뒷면 녹색 포자 베노밀수화제 1,000배액
팥나방 개화기-착협기 꼬투리 내부 가해 적용 약제 살포
콩명나방 착협기-성숙기 꼬투리 구멍 뚫림 적용 약제 살포
팥바구미 저장 중 알갱이 파먹음 저온 저장, 소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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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의 기술, 타이밍이 생명이다

녹두 수확이 가장 까다롭다. 콩처럼 한 번에 베는 게 안 된다.

꼬투리가 익는 시기가 제각각이어서다. 보통 15일 간격으로 3번에 나눠 수확한다.

1차 수확 후 2차, 3차로 이어진다. 수확량은 1차가 전체의 40%, 2차가 35%, 3차가 25% 정도다.

꼬투리가 검게 변하면서 성숙하는데, 익자마자 바로 따야 한다. 하루만 늦어도 꼬투리가 터져서 녹두가 땅에 떨어진다.

특히 아침 일찍 수확해야 덜 튄다. 이슬이 마르기 전, 해 뜨기 전에 따는 게 정석이다.

수확 후 건조도 중요하다.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2-3일 말린 후 탈곡한다.

햇볕에 바로 말리면 꼬투리가 갑자기 터져서 손실이 크다. 그늘에서 천천히 말리는 게 좋다.

저장 중에는 바구미 주의. 완전히 건조시킨 후 밀폐 용기에 보관해야 한다. 장기 보관하려면 저온 저장고(5℃ 이하)에 넣거나, 소독제를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

상온에 두면 2-3개월 안에 바구미가 꼬인다.

수확 차수 수확 시기 전체 수확량 비율 꼬투리 상태
1차 개화 후 35-40일 40% 아래쪽 꼬투리 검게 변함
2차 1차 후 15일 35% 중간 꼬투리 성숙
3차 2차 후 15일 25% 위쪽 꼬투리 성숙
만파(7월 파종) 1회 수확 100% 전체 동시 성숙

만파(7월 이후 파종)의 경우에는 한 번에 수확해도 된다. 생육 기간이 짧아 꼬투리가 동시에 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 수확량이 적고 미숙립 비율이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나는 올해 4월 중순에 심어서 7월 초에 1차 수확을 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꼬투리를 하나씩 땄다. 2시간 만에 3kg 정도 모았다.

2주 후 2차 수확, 또 2주 후 3차 수확. 번거롭긴 하지만 직접 딴 녹두로 빈대떡을 부쳐 먹으면 그 맛이란...

녹두 재배는 시기와 품종, 관리의 삼박자가 맞아야 성공한다. 3월에 일찍 심는다고 잘되는 게 아니고, 품종을 잘못 고르면 수확량이 반토막 난다.

봄녹두는 4월 중순-하순, 그루녹두는 6월 하순-7월 중순이 정석이다. 여기에 알맞은 품종과 멀칭, 병해충 관리만 더해지면, 텃밭에서도 시장에서 파는 녹두 못지않은 수확을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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